"주가 폭락에 무배당까지"...한화생명 주총 앞두고 '전운' 고조

등록 2023.03.20 08:00:00 수정 2023.03.21 14:32:15
김두환 기자 kdh7777@youthdaily.co.kr

한화생명 오는 23일 주주 총회 개최...주가 폭락에 2연속 무배당 두고 소액주주와 격전 예상
일부 투자자, 오너 일가·임원진 보수에 불만도

 

【 청년일보 】 국내 생명보험업계 빅3(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중 하나인 한화생명이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한화생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결산 배당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한화생명이 지난 2010년 3월 상장 후 주가가 끝모르게 하락해도 주가 관리는 커녕 최근 2년간 배당도 안한다면서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상황이다.

 

격분한 일부 투자자들은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보험사가 주주들을 기만했다며 오는 23일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경영진 책임론을 제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경영진과 주주들간 충돌조짐마저 일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23일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한화금융센터63 별관 1층 다목적홀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도 배당 관련 안건이 상정되지 않아 경영진과 투자자들간의 치열한 설전이 예상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경영진을 상대로 최근 배당정책과 그간 주가 하락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한화생명 주식은 2010년 3월 공모가 8천200원에 상장된 후 현재 2천535원(지난 17일 기준)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공모가 대비 70%, 액면가(5천원) 대비 50% 가량 폭락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배당 소식이 없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가는 회사 주식의 시장가격이다. 주가는 회사의 자산상태·배당능력·성장성 등의 변화에 따른 주식 자체의 요인과 시중자금의 수급관계나 기관투자가 동향 등 시장내적 요인, 정치·사회동향이나 통화·물가·금리 등 시장외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일례로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지난주 SVB의 갑작스런 파산과 중소규모 지역은행들의 잇따른 예금 인출 사태 등으로 지난 1주일 동안 75% 넘게 폭락했다.

 

주가는 그만큼 해당 회사의 내부 경영성과는 물론 외부의 호재나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에 일부 투자자는 "생명보험사 중 빅3에 해당하는 한화생명이 이런 배당정책과 주가흐름을 보인다면 과연 한화생명에 보험을 가입하려는 고객이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매년 주주 배당금도 지급할 능력이 없는 회사가 과연 고객에게 보험금은 제대로 지급하는지도 의문이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한화생명이 주주 배당에는 인색하면서 대주주와 임원들의 배만 불리는거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이 전년 보다 150.4% 증가한 4천106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수입보험료는 전년 대비 0.2% 감소한 14조7천450억원을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은 184.6% 기록, 금융당국 권고치(150% 이상)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실제로 한화생명은 2022년도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급금액 5억원 이상인 임원 보수를 공시했다. 여승주 대표이사는 11억2천800만원을 급여로, 2천600만원을 상여로 받았다. 복지포인트 등 복리후생금액은 600만원을 수령했다.

 

 

김동원 사장은 10억4천400만원을 급여로, 1천100만원을 상여로, 복지포인트 등 복리후생금액을 2천200만원을 받았다.  여 대표와 김 사장 외 5억원 이상 보수 수령자는 6억600만원을 수령한 김중원 전무와 5억2천700만원을 수령한 이경근 부사장 등이다.


한화생명의 이사, 감사 전체 8명의 2022년 평균 보수는 3억2천900만원으로 공시됐다.

 

일부 투자자들은 "여승주 대표 취임 후 주가는 계속 하강곡선이며 반등하려는 움직임이 전혀 없다"며, "중장기 비전이나 성장전략은 없고, 주주 배당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여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오너 일가의 눈치만 보는 사장이라는 소리까지 나온다. 여 대표는 지금껏 가시적인 경영성과를 보여주지 못했으니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라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원 사장에 대해서는 "사장 승진하고 주주들에게 주는 첫 선물이 무배당"이라며 "첫 선물 치고는 너무 초라하다"라며 실망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회사 측은 이번 무배당 정책에 대해 재무건전성 악화 등으로 배당 여력이 위축됐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배당성향을 늘리겠다고 전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청년일보와의 통화에서 "올해 배당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회사가 지난달 21일 진행된 컨퍼런스콜(IR)에서 발표했듯이 중장기적으로는 배당성향을 늘려 주주 친화적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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