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원대 고용보험기금 위탁 운용...NH·미래·KB·신한 4파전

등록 2023.04.02 09:00:00 수정 2023.04.02 09:00:06
김두환 기자 kdh7777@youthdaily.co.kr

고용보험기금 운용 놓고 증권업계 경쟁 본격화
고용노동부, 오는 7일 정성평가 후 우선협상자 선정
OCIO 폭발적 성장 기대...기금 트랙 레코드 취득 후 민간시장 진출

 

【 청년일보 】 6조원대 규모의 고용보험기금 외부위탁 운용관리(OCIO) 기관 선정을 두고 증권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고용노동부는 평가위원회를 열고 위탁운용 주간운용사 선정을 위한 정성평가(기술평가) 대상으로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4개사를 선정됐다. 

 

OCIO는 각종 공공기관 및 연기금으로부터 여유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4년마다 돌아오는 고용보험기금 위탁운용 주간운용사 선정은 올해 OCIO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힌다.

 

고용보험기금 주간운용사 추정 보수율은 0.0615%에 불과하지만 대외적 위상과 신뢰도 제고 및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OCIO 시장에서 ‘트랙 레코드’를 쌓기 위해  4개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오는 7일 고용보험기금 주간운용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를 발표하고 검토하는 정성평가를 실시한다. 이후 이들 4개사 중 한 곳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 계약을 맺고 오는 7월부터 고용보험기금 운용을 시작한다.

 

고용보험기금은 실업급여 등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해마다 적립하는 기금이다. 작년 말 기준 적립금은 6조4천130억원에 이른다. 1기(2015~2019년)와 2기(2019~2023년) 주간운용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이번 정성평가는 1차 정량평가(자격심사)를 통과한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을 대상으로 발표와 질의응답이 이뤄진다. 정성평가에서는 교수와 연구원 등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가 고용보험 기금운용에 대한 이해, 전담조직 및 시스템, 자문서비스 및 기타 제안사항, 펀드관리 능력, 기금운용 발전방안, 운용보수율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이를 바탕으로 우선협상 대상자를 최종 결정한다.

 

이에 각 증권사는 고용보험기금 주간운용사 선정에 만반의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다소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OCIO사업부를 정영채 대표 직속에 두고 사업부 산하에 전담 기획부서와 운용부서를 신설한 바 있다. 현재 NH투자증권의 OCIO부문은 초기 OCIO사업 전반을 설계, 지휘한 권순호 전무를 중심으로 사세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주택도시기금의 주간운용사로 재선정되는 데 성공했다. 5월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동모금재원의 주간운용사 자리를 차지하면서 트랙 레코드를 착실히 늘리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운용자금 규모가 2천300억원 정도로 크지 않았지만 증권사 5곳과 운용사 2곳이 나선 데다 증권사와 운용사 구분없이 경쟁이 이뤄져 주목을 받았다. NH투자증권은 종합평점 93.9점을 받아 OCIO 강자로 꼽히는 삼성자산운용(93.7점)을 0.2점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주간운용사로 선정되는 의미있는 성과도 거뒀다.
 

미래에셋증권은 유승선 상무가 주도하는 OCIO솔루션본부 산하에 컨설팅 조직과 솔루션 조직 등을 갖추고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1천500억원 규모의 고용노동부 중소기업 퇴직연금기금을 유치하는 등 트랙 레코드를 착실히 쌓았다.

 

이번 고용보험기금 입찰을 위해 지난해부터 조직개편 및 인력보충에 나선 KB증권은 OCIO 마케팅팀을 OCIO 영업부로 승격시키는 동시에 OCIO 운용부도 별도로 구축했다. 아울러 삼성자산운용으로부터 김성희 상무를 영입해 전문성도 키우고 있다. 2021년 고용부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기금 및 임금채권보장기금 대체투자 주간운용사 선정 경쟁에서 NH투자증권을 제치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아직까지 공적기금 유치 이력은 없지만, 기금과 법인 OCIO 운용 인력과 마케팅 인력을 충원해 오면서 전담운용 인원수 등 정량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고용보험기금과 같은 공적자금 OCIO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이유는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OCIO 시장에서 ‘트랙 레코드’를 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으로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 가입 기업 중 300인 이상인 경우 퇴직연금 적립금운용위원회 설치가 의무화됐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수익률 향상을 위해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가 현실화되면 OCIO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시 OCIO 시장규모가 최대 1천조원대로 불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OCIO 내 증권사 리그는 현재 고용보험기금만 남아 있어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당분간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어 모든 증권사가 이번 기금 유치에 매달릴 것"이라면서 "공적기금 트랙 레코드는 민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밑거름이 되는 만큼 증권사 간 경쟁이 격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OCIO 시장은 결국 퇴직연금시장의 성장, 발전과 궤를 같이 한다. 미래 수익원인 OCIO 사업의 매력을 고려할 때 증권사들은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용보험기금과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산재보험기금 주간운용사 선정에는 삼성자산운용이 단독 입찰했는데, 우선협상대상자는 오는 6일 선정될 예정이다. 산재보험기금 규모는 지난해 말 21조5천105억원에 달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사가 아니면 참여하기 어려운 조건이라 자산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며, "주간운용사를 맡기보다는 하위운용사로 들어가 안전하게 수익을 올리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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