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권 지난해 5천559억원 순손실에...오화경 중앙회장 "올해가 불황 정점"

등록 2024.03.22 06:00:00 수정 2024.03.22 06:00:03
이나라 기자 nrlee@youthdaily.co.kr

저축은행중앙회 '2023년 저축은행 결산결과' 기자간담회 개최
오 회장 "빠른 수익성 개선은 힘들 듯...손실흡수능력은 충분"
높은 연체율 관련 "기업 대출의 담보물건 매각 원활치 않아"

 

【 청년일보 】 국내 79개 저축은행이 지난해 5천559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이 "빠른 수익성 개선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가 불황의 정점이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고 말했다.

 

다만 오 회장은 "이 같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권은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2일 저축은행권 등에 따르면 오 회장은 전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2023년 저축은행 결산결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화경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저축은행권 실적과 관련해 궁금한 점이 많을 것으로 안다"면서 "이에 급하게 경영실적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었다"고 인삿말을 대신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흑자행진을 이어오며, 9조7천억원의 누적이익을 달성했으나 지난해 5천5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8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이는 지난 2022년 말 저축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고금리 수신 유치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감소한 데다 부동산PF 등에 기인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크게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저축은행권은 2022년 10월부터 시작된 고금리 수신 유치의 영향으로 지난해 이자비용이 전년대비 2조4천억원 증가했다. 반면 이자수익은 1조1천억원 증가에 그치며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 저축은행권의 총 여신 역시 104조원 규모로 전년 대비 11조원(9.6%) 줄었으며, 수신도 약 107조원으로 13.1조원(10.9%) 감소했다.

 

이에 대해 오 회장은 "금융시장 불확실성 지속 및 경기회복 둔화가 이어지면서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보수적으로 대출을 취급했고, 대출이 줄면서 예적금 등 수신은 더 줄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 회장은 이자이익 감소에 대해선 "저축은행의 기업대출은 거의 1년 만기라 대부분 고정금리를 적용한다"면서 "따라서 지난해와 같이 수신금리가 크게 올라가도 여신에 이를 바로 전가하기 힘든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저축은행권의 대손충당금 규모는 3조9천억원 수준으로, 전년 2조6천억원 대비 1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체율 역시 전년대비 3.14% 이상 상승하면서 6.55%를 기록했고, 지난해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년말(4.08%) 대비 3.64%p 올랐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8.02%로 전년말(2.90%) 대비 무려 5.12%p 상승했으며,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같은 기간 대비 0.27%p 올라 5.01%를 기록했다.


이는 저축은행들이 취약계층 및 중·소상공인들의 여신을 주로 취급하는 만큼, 경기침체에 영향을 크게 받은 데다 최근 부동산시장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중앙회는 부동산 경기 위축 등 경기침체 영향으로 건전성이 다소 악화되고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으나, 자기자본 및 대손충당금 적립규모를 감안하면 손실흡수능력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오 회장은 "연체율이 상당히 많이 올라간 걸로 보여지긴 하지만 실제로 저희가 볼 때는 충당금 적립이나 BIS 비율 등 여러 기준으로 볼 때 걱정할 정도의 연체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대출은 대부분 담보부 대출로 땅을 담보로 하거나 집을 담보로 한다"면서 "다만 현재 매각 시장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매각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제약이 있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오 회장은 저축은행권의 업황 회복에 대해선 시장안정화 시점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빠른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오 회장은 "부동산경기 침체 등에 따른 관련 리스크 증가, 경기회복 둔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상주해 있다"면서 "올해 한국의 기준금리가 상승보다는 하락의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금리인하가 저축은행권 업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부동산 PF대출의 경우도 연착륙 기조에서 손실흡수능력 확충, 적극적 연체 관리 등 다각적인 노력과 더불어 정책·감독당국 지원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 강화를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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