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일제 도입(下)] 직장인 10명 중 7명 "주 4일제 찬성"…노동계 "입법 필요성 충분"

등록 2024.04.28 08:00:00 수정 2024.04.28 08:00:08
김원빈 기자 uoswbw@youthdaily.co.kr

"업무 시간 집중도 올리고, 비효율 줄일 것"…일각 "연봉 삭감 우려"
진보 정당 중심 정치권·노동계 "노동자 '쉴 권리' 충분히 보장해야"

 

직장인들 사이에서 이른바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 갈망이 높아지면서 '주 4일제'에 대한 여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노동계에선 인간다운 삶의 보장을 위해 1주일에 4일 근무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에선 노동집약적 산업 같은 경우 근로시간이 생산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주 4일제가 대두된 배경, 경영계와 노동계간 입장차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上) "생산성 저하 vs 휴식권 확충"…세계적 이슈로 떠오른 '주 4일제'
(中) "韓 노동생산성 하위권인데"…경영계 "주4일제 도입, 시기상조" 
(下) 직장인 10명 중 7명 "주 4일제 찬성"…노동계 "입법 필요성 충분"

 

【 청년일보 】 주 4일 근무제도(이하 주 4일제) 도입과 관련해 찬성하는 의견도 적잖다.

 

국내 기업도 전 세계적으로 주 4일제 도입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스타트업체에서 일하는 인사 담당자는 "최근 구인과정에서 구직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급여를 비롯해 주 4일제와 같은 근무형태"라며 "주변 스타트업들을 보면 과거와 같이 주 5일을 모두 회사에 나와서 근무하는 경우를 찾기 힘들며 대부분 재택근무나 주 4.5일제 등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4일제는 지난 2015년 아이슬란드가 세계 최초로 시범 도입한 이후 미국, 핀란드, 스페인, 일본, 뉴질랜드 등의 다국적 기업에서도 시범 도입되거나 시행되고 있다.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선진국 외에도 칠레, 카자흐스탄 등에서도 관련 제도에 관한 도입 논의가 이뤄지거나 도입되고 있다.

 

◆ 직장인 10명 중 7명 "주 4일제 찬성"…일각, 연봉 삭감 우려도

 

주 4일제와 관련해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직접 수행하고 있는 직장인들의 호응은 단연 높다.

 

지난 2월 일하는시민연구소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올해 1월 14일부터 16일 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주 4일제 도입에 찬성하는 비율은 67.3%에 육박했다.

 

주 4일제에 관해 찬성 의견을 보인 비율이 작년 9월 조사 당시(61.4%) 대비 5.9%포인트 증가했다. 여기에 더해 유급 연차휴가를 15일에서 20일 혹은 25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은 74.3%에 달했다.

 

또 정규 근무시간 외에 사용자가 직원에게 전화, 문자 메시지, 이메일 등으로 연락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을 의마하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응답도 76.5% 수준이었다.

 

실제 직장인들의 반응도 주 4일제와 관련해 긍정적인 의견이 많다.

 

서울의 한 소프트웨어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30대 직장인 A씨는 "근무시간을 압축해 불필요한 회의나 절차 등을 간소화하거나 생략한다면 주 4일제가 실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업무 집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의 철강 제조현장에서 근무하는 20대 B씨도 "업종 특성상 주 4일제 도입이 어렵지만, 유사한 휴일을 누릴 수 있는 유동적인 제도가 도입 되기를 희망한다"며 "주 4일제가 도입되면 건강 관리에 있어서도 보다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주 4일제 도입 시 연봉이 삭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에서 사무직에 종사하는 한 직장인은 "휴일이 늘어나는 것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이로 인해 전체적인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해 봐야 한다"라고 우려했다.

 

◆ 진보정당 중심 정치권·노동계 "주 4일제 도입 찬성…고용주 측에도 도움될 것"

 

한편, 진보정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과 노동계에서는 지속적으로 주 4일제 도입에 관해 입을 모아 찬성하고 있다.

 

이번 4월 총선에 앞선 3월 21일 더불어민주당·녹색정의당·새진보연합·진보당·노동당 등은 세부내용에 대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주 4일제 도입에 관해 전반적으로 동의한다며 입법 추진을 공약했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은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이하로 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주 4일제 등 실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테스크포스(TF)를 설치·운영하겠다고 약속했고, 녹색정의당은 '몰아쓰기 노동 없는' 주 4일제 추진을 공약으로 내놓은 바 있다.

 

이중 이번 총선에서 의석을 확보해 22대 국회에서 활동할 정당들 역시 관련 공약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진보정당 관계자는 "여권과 협력해 주 4일제가 지속적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정책적 연대 역시 새로운 국회에서 계속해서 시도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노동계 역시 주 4일제가 고용주와 노동자 양측에 궁극적으로 작용할 긍정적 효과를 강조하며 제도 도입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 노동단체 관계자는 "주 4일제는 노동자의 '쉴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선진적인 제도"라며 "단순히 노동자가 하루 더 쉰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에게 지속 가능한 노동이 가능하도록 에너지를 보충해 줄 물리적인 시간이 확보된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를 갖고, 고용주 측에서도 보다 밀도 있는 업무성과 요구나 지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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