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41147/art_17323723642491_0fb068.jpg)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롯데그룹의 긴장감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그룹 주력사업인 유통과 석유화학 부문이 동시 부진을 겪으면서 현금 창출력이 저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내외 환경 불확실성, 내수 부진 장기화 등으로 단기간에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이처럼 최근 롯데그룹을 둘러싼 위기론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上) "석유화학 불황에 유동성 위기설까지"…재계 '거인' 롯데그룹 사면초가
(中) "투자 전략 실종·사업 부진"…롯데쇼핑은 여전히 '공룡'인가
(下) "주가 하락세 속 '루머'에 '휘청'"...'비상경영' 롯데 임원인사 향방 '주목'
【 청년일보 】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 그룹의 양축인 유통과 석유화학사업의 부진 등으로 최근 롯데그룹 내 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롯데그룹 주력사업으로 불리는 화학부문이 실적 부진 늪에 빠지면서 임원들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급여 일부를 자진 반납하는 등 업계 안팎으로부터 '위기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설상가상 최근 '유동성 위기설'까지 휩싸이는 등 롯데그룹을 둘러싼 각종 위기설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재계 내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이에 신동빈 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와 함께, 재계 안팎에선 초읽기에 들어간 임원 인사에서 과감한 인적 쇄신안을 내놓을 지 주목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유통과 석유화학 등 롯데그룹 중심축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그룹 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롯데그룹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역할을 해온 롯데케미칼이 지난 2022년부터 실적 악화로 시름하고 있다. 특히 올해 3분기에 영업손실 4천136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롯데케미칼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며 그룹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지만, 최근 석유화학 업황 침체로 '아픈 손가락' 신세로 전락했다. 또 롯데정밀화학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70.7% 감소한 수준을 기록했다.
석유화학업계의 불황과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롯데지주를 포함한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등 화학군 계열사 임원들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달부터 급여 일부를 자진 반납하는 등 너도나도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이밖에도 지난 16일엔 유튜브 채널 두 곳에서 '롯데그룹 공중분해 위기'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시했고 관련 내용의 지라시(정보지)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급속히 퍼지면서 위기설에 더욱 불을 지폈다.
해당 지라시에는 롯데의 내달 초 모라토리엄(지급유예) 선언과 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직원 50% 이상을 감원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 때문에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롯데지주 등 주요 상장사들의 주가는 직격탄을 맞았고, 이와 관련해 롯데 측은 "이같은 루머는 사실 무근"이라며 법적 조치 검토를 언급하기도 했다.
롯데그룹 관련 지라시가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양상이지만 재계 안팎에선 그만큼 그룹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주력사업인 유통과 석유화학이 내수 부진 및 장기 불황으로 그룹 입장에선 큰 고민거리일 것"이라면서 "당면한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신 회장의 리더십 발휘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도 경영방향을 담은 신년 메시지를 주목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롯데그룹은 지난 2010년부터 13년 동안 자산 기준 재계 순위 5위를 꾸준히 유지하다가 주력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포스코에 밀려 6위로 한 계단 하락하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재계 5대 그룹' 타이틀을 빼앗겨 체면을 구긴 롯데그룹이 위상 회복 과제를 떠안고 있으나 대내외 환경 악화라는 큰 벽에 부닥친 상황에서 재계에선 다가오는 인사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아무래도 임원 수 감축과 외부 인재 영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어느 때보다 변화가 절실한 롯데그룹이 다가오는 임원 인사에서 '쇄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