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는 나에게 계속 질문한다"...영화 '파과' 민규동 감독

등록 2025.05.03 08:00:00 수정 2025.05.03 08:00:06
이근수 기자 kingsman@youthdaily.co.kr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서 초청
"이번 영화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
"감독, 끝없이 미움 받고 또다시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

 

【 청년일보 】 "나는 나에게 계속 질문한다."

 

민규동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의 강렬한 대결을 담은 영화다. 또 연우진, 김무열, 신시아 등이 출연했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파과'는 앞서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43회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들의 연이은 초청을 받아 개봉 전부터 글로벌 주목을 받았다.

 

청년일보와 만난 민 감독은 "끝없이 미움받고 또다시 사랑을 받아야 하는 것이 감독의 숙명인 거 같다"며 "영화를 만들 때 메모를 많이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메모의 수량은 영화 시나리오의 3배 정도 되는 거 같다"면서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화를 만들 때의 목표, 메시지 등 관객들이 영화 개봉 후에 나에게 물어볼 질문 예상 리스트를 먼저 생각한다"며 "스스로 질문과 대답을 하면서 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감독은 늘 '이번 영화가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마음가짐으로 영화를 만든다"라면서 "다음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게 최고의 찬사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영화를 촬영할 때 '영화를 만드는 게 이렇게 힘들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끝까지만 가보자는 심정으로 임했다"며 "이 영화도 어느 때보다 신나는 영화였고 스스로는 액션을 본격적으로 도전하는 영화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시야를 가린 안개를 뚫고 보이지 않는 보물섬을 항해하는 게 바로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라고 덧붙였다.

 

좋은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비결을 묻자, 민 감독은 "애니메이션 '슈렉'에 나온 장화 신은 고양이처럼 진심이 보여주는 게 내 캐스팅 비결이다"라며 "이번 영화는 예산도 힘들었고 스태프들도 경험치도 많이 없었지만, 그래도 슬프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혜영 선배를 표제로 내세우고 이 영화를 만들겠다 했을 때부터 이 게임의 조건은 ‘고행’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이 고행을 내가 선택했고 고통스러웠지만 영화를 만들 수 있어서 즐거웠다"라고 밝혔다.

 

 

이혜영 배우는 이 영화를 통해 여느 남자 배우도 소화하기 어려운 액션을 선보인다. 이에 대해 민 감독은 "이혜영 선배야말로 '이상한 판타지 세계의 전설적인 아우라를 내뿜는 존재'와 너무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스스로 액션 연기에 걱정했지만, 본인의 액션 연기를 증명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라고 호평했다.

 

이어 "파과'는 롱테이크로 이혜영 위주의 영화를 만들자는 게 출발점이었다"며 "액션을 위한 액션보다 이유가 있는 액션을 위해 새로운 액션을 찾아보려고 했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연륜이 담겨 있는 공간과 지혜로움과 순발력을 조각에 담으려고 했고 때로는 차가운 물처럼 느껴지길 바랐다"라며 "반대로 김성철 배우가 맡은 역할인 '투우'는 불같이 뜨겁고 개념적으로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또 "영화 촬영 마지막 컷을 외치고 이혜영 선배에게 달려가 안아줬는데 눈물이 나면서 멈추지 않더라"면서 "끝날 수 없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했고 불가능한 일이라 여겼는데 마지막에서야 확신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성철 배우에 대해 민 감독은 "카리스마가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다"라면서 "또 소년미의 얼굴에 광기를 더한다면 새로운 얼굴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호평했다.

 

이어 "영화의 캐릭터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배우였다"며 "질문이 많은 배우였고 많은 소통을 하면서 촬영했다"라고 칭찬했다.
 


【 청년일보=이근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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