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왼쪽)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1일(현지시간) 제네바 유엔 주재 스위스 상임 대사 관저에서 미국과 중국 고위 관리들 간의 관세 협상 후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0/art_17470071950271_d9e5a6.jpg)
【 청년일보 】 미국과 중국이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고위급 대면 무역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공동 평가하며, 12일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양국이 본격적인 무역 전쟁에 돌입한 이후 처음 열린 공식 협상이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고, 중국 측은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이 참석해 양일에 걸친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협상은 유엔 제네바 사무소 상임대표 공식 거주시설인 '빌라 살라딘'에서 10시간 넘게 진행되며, 협의의 깊이를 보여줬다.
베선트 장관은 협상 후 "무역 분야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뤘다"며 "논의는 매우 생산적이었고 트럼프 대통령도 상황을 면밀히 보고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어 대표 역시 "양국 간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며 빠른 진전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협상은 무역 전면전을 벌여온 양국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며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에 대한 관세 인하를 시사한 만큼, 관세 조정에 대한 실질적 합의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직전 "대중국 관세는 80% 수준이 적절하다"며 기존의 최고 145%에 달했던 '폭탄 관세'의 인하를 시사했다. 일부 언론은 미국이 대중국 관세를 마약 관련 20%, 상호관세 34% 등 총 5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양국이 실제로 관세를 일정 수준 인하하기로 합의했다면, 이는 사실상 무역 전쟁이 대화 모드로 전환된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관세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실질적인 무역 재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제기된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낸시 바덴 후텐은 "설사 미국이 대중국 관세를 80%로 낮춘다 해도 트럼프 2기 이전보다 여전히 3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사실상 무역 금지와 다름없다"고 분석했다.
![허리펑 중국 부총리.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0/art_17470072459433_60cdfa.jpg)
한편, 이번 협상에서는 양국 간 주요 쟁점인 관세 문제 외에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 좀비 마약 '펜타닐' 문제 공동 대응 등에서도 논의가 이뤄졌다는 관측이다. 희토류는 첨단산업과 무기 제조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세계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의 수출 정책은 미국의 주요 관심사다.
허리펑 중국 부총리는 "회담은 솔직하고 건설적이었다"며 "중요한 합의가 있었고, 공동 성명을 통해 상세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차이를 관리하며 협력 분야를 넓힐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협상에서 '윈윈(win-win)' 결과를 지향한다고 강조하며, 무역 전쟁을 원치 않지만 끝까지 대응할 준비도 되어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