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韓, 고령화 가속…성장률·금리·금융건전성 '삼중고' 우려"

등록 2025.06.04 14:04:29 수정 2025.06.04 14:04:29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한은 '초고령화와 통화정책' 보고서…"구조개혁 없인 통화정책 한계 커져"

 

【 청년일보 】 한국의 초고령화가 경제 성장률과 실질금리, 금융기관 건전성에 동시 압박을 가하면서 향후 통화정책의 유연성마저 제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4일 발표한 '초고령화와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가 고령화에 따른 성장 기반 약화, 실질금리 하락, 금융 안정성 저하라는 삼중고(triple burden)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며 구조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지난해 12월 기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현재 추세라면 2045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OECD 국가 중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될 전망이다.

 

한은은 고령화가 실질금리와 성장률을 구조적으로 끌어내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고령 인구 증가로 인해 저축이 늘고 자본의 한계생산성이 낮아지는 데다 노동 공급까지 줄면서 성장률은 2040년대에 1% 미만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 안정성도 위협받는다. 한은이 1997∼2023년 OECD 국가 7천여개 은행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노년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 비율)가 1%포인트(p) 오를 때마다 BIS 기준 은행 자본비율은 평균 0.64%p 낮아졌다.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실질금리, 소득 증가율, 주택가격 상승률이 모두 둔화되며 은행 수익성이 악화되고, 이로 인해 금융기관들이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하려는 성향을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일수록 고령화 충격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구조 변화는 통화정책 운영에도 큰 제약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질금리가 구조적으로 낮아지면 기준금리 인하 여력은 줄어들고, 경기 부양 혹은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 조절의 효과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향후 고령화가 가속되면서 우리 경제는 성장 기반 약화, 실질금리 하락, 금융 안정성 저하라는 삼중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며 "성장 활력 약화와 금융 취약성이 동시에 심화하는 환경에서는 통화정책 목표간 상충이 더 두드러지고, 실질금리의 구조적 하락은 기준금리 조정 여력을 축소해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제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한 노동시장 개선, 출산율 회복을 위한 제도적 지원, 생산성 향상 등 여러 구조적 개혁이 꼭 필요하다는 게 한은의 주장이다.

 

보고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상쇄할 수 있는 세 가지 대응책으로 ▲출산율 회복 ▲고령자 고용 연장 ▲생산성 제고를 제시했다.

 

출산율이 2035년까지 OECD 평균(1.58명) 수준으로 회복되면, 2070년 기준 성장률과 실질금리는 각각 0.7%p, 0.2%p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2024년부터 2029년까지 고령자 고용 연령을 매년 1년씩 늘려 총 5년 연장하면, 2029년 성장률과 실질금리는 각각 1.6%p, 0.2%p 상승했다.

 

총요소생산성(TFP)이 0.5%p 개선될 경우에도 장기 성장률과 실질금리는 0.7%p, 0.2%p씩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황인도 한은 금융통화연구실장은 "인구 고령화는 통화정책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구조 전환으로, 이에 대응하려면 단기적 총수요 조절이나 단편적 처방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구조개혁을 통해 실물·금융 부문의 기초 체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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