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일보 】최근 보험업계내 직장내 갑질과 성희롱 논란이 잇따라 발생하며 흉흉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한두달 사이에 각종 이유로 갑질 논란이 불거져 일선 부서장들이 잇따라 지방으로 발령이 나는가 하면 자체 인사위원회와 지방노동청에 소환되는 일이 허다해지고 있다.
일각에선 하급자에 대한 불필요한 성희롱 발언과 직장내 갑질 등 과거 폐습(?)도 근절돼야 하나, 상사의 말투나 행동이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이를 조금도 참지 못하고 투서를 내는 하급자들의 행태도 기업 및 조직 운영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A 보험사는 직장내 갑질 신고로 홍역을 치루는 등 적잖은 후유증을 겪고 있다. 피해자로 지목된 팀원 가씨는 나 모 팀장이 휴가를 자기 마음대로 쓰게 하고, 눈치를 주는 한편 팀내 저녁 회식자리에서 자신에게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감사실에 제보했다.
또한 자신만 제외하고 팀원들과 점심 일정을 잡는가 하면 근무 중 남들 보는 앞에서 큰 소리로 자괴감을 느끼게 하는 등 인격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팀원 가 씨는 나 모팀장과 분리 조치해달라고 요구해 현재 가씨는 퇴사 예정일인 지난달 말까지 휴가원을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A 보험사는 진정서가 접수됨에 따라 절차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열고 양측의 의견을 청취, 갑질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A 보험사 한 관계자는 "해당 팀원 가씨는 계약직으로 근무했다가 정규직 전환 심사에서 탈락된 직원"이라며 "심사에서 탈락되자 나 모팀장이 인사고과를 나쁘게 줘 탈락됐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갑질 피해를 주장하는 만큼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고 진위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라며 "지방노동청에도 신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팀원 가씨는 주변 동료들에게도 회사를 계속 다니게 된다해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해 온 것으로도 알려졌다.
반면 A보험사는 주변 동료 팀원들에게 확인한 결과 나 모팀장이 갑질을 했다는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으로, 노동청으로부터 조사를 받게 되면 적극 협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B보험사도 최근 부서원 다씨가 부서장 라씨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며 감사실에 제보하면서 논란이 된 끝에 결국 부서장 라씨의 요청에 따라 지방근무지로 인사 조치했다.
정확한 갑질 내용이 알려지진 않았으나, 최근 라씨가 지방으로 인사 조치된 점을 감안하면 갑질 행위가 어느 정도 확인됐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일례로 라씨는 다씨의 역량 부족 및 근무태도를 지적하며 보고 자 상대로 배제해 온 것이 갑질의 행태로 지목됐다.
부서장 라 씨는 B보험사에서 주요 부서를 거쳤고 노동조합위원장직도 역임한 인물로, 내부적으로는 역량 있는 직원으로 평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갑질 논란으로 인해 적잖은 상흔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B보험사는 직장내 성희롱 논란으로 홍역을 치룬바 있기도 하다. 부서장 마 씨는 모 부서의 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하급자의 성희롱 제보로 인해 내부 감사를 받았고, 그 결과 성희롱 발언 수위가 높다고 판단돼 결국 지방으로 좌천됐다.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마 씨 당사자는 성희롱 발언 사실에 대해 완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자, 과거 마 씨와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을 전수조사해 결국 마 씨의 성희롱 발언 수위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 인사 조치했다.
결국 마 씨는 지방으로 발령 조치됐으나,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인사 조치된 지 얼마 안돼 자진 퇴사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인권 보호가 강화되면서 직장내 갑질 이슈가 불거지면서 상하급자간 서로 존중하는 문화도 자리잡은 반면 위화감도 조성된 것도 사실"이라며 "특히 작은 불편함을 직장내 갑질로 신고하는 등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을질'이라는 푸념 섞인 목소리도 적지않은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직장내 성희롱과 직장내 갑질 이슈가 민감한 사안으로 대두되면서 부서내 저녁 회식자리는 거의 사라지고, 여직원 동반시 입 조심하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면서 "심지어 저녁회식 자리에 아예 여직원들 동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초 C 보험사는 상급자인 모 팀장과 팀원간 갑질 논란 여부를 두고 중노위 제소와 소송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상당 기간 갈등을 겪고 있다.
중노위까지 가게 된 갑질 논란은 결국 팀장이 일부 승소하면서 일단락 되는 듯 했으나, 팀원의 집요한 문제 제기로 잡음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결국 퇴사 처리된 팀원은 정신적 피해 보상을 팀장과 사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청년일보= 성기환 / 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