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27/art_17514402074135_bb8fd4.png?iqs=0.3498995344986885)
【 청년일보 】 2025년 상반기 대한민국 건설시장은 전반적인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시공 능력 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약 27조 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연간 실적에 육박하는 역대급 기록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금리, 공사비 상승,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복합적인 악재로 전반적인 건설 경기가 위축된 것과는 대조되는 현상으로, 건설 산업 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반적 침체에 빠진 상반기와 어두운 하반기 전망
상반기 건설 경기는 시장 전반에 걸쳐 침체 양상이 두드러졌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1일 발표한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주요 지표들의 부진이 심화되며 외환 위기 이후 최대 침체기를 맞았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으로 건설공사비 부담이 커진 데다,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상존하면서 건설 투자와 수주 모두 크게 위축됐다.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는 최근 1년 중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업계 전반의 어려움을 체감하는 정도가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상반기 주요 건설지표 동향. [사진=대한건설정책연구원]](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27/art_17514403919062_489386.png?iqs=0.6688524943611518)
또한,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고 중소 건설사들의 부도 사례가 증가하는 등 산업 전반의 불안정성이 커졌으며, 실제로 2025년 5월까지의 건설기성(실제 시공 실적)은 전년 대비 21.1% 급감하는 등 1998년 3분기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민간 건축과 건설 투자는 주거용과 비주거용 모두에서 약세를 보였으며, 공공 수주 역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의 영향으로 위축된 흐름을 보였다.
보고서는 3분기 또한 새 정부의 추경 등 경기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다소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2022년~2023년까지 지속된 선행 지표들의 부진과 2025년 들어 다시 나타난 감소세를 감안할 때, 연간 전체 건설 시장의 침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누적된 선행 지표의 감소세로 인해 건설 경기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상반기 주요 건설사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27/art_17514396543279_18a4da.png?iqs=0.6036030640505002)
◆10대 건설사 도시정비사업, 부익부 빈익빈 속 역대급 수주 실적
반면, 대형 건설사들은 민간 분양 시장의 불확실성과 공공 발주 지연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정비사업에 집중하며 역대급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리스크를 줄이고 검증된 사업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는 이른바 '선별 수주' 경향이 강하게 작용, 다른 개발 사업 대비 비교적 위험 부담이 적은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도시주택정비사업에 건설사들의 자본이 쏠리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공 능력 평가 기준 상위 10개 전체 수주액은 27조8천116억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했으며, 이미 작년 연간 수주액 27조8천702억원의 95%를 넘어섰다.
업체당 평균 사업 규모 또한 6천6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51% 확대됐다. 이는 대형 프로젝트 위주로 수주가 이루어졌음을 의미하며, 단일 프로젝트의 규모가 커지며 전체 수주액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특히 삼성물산이 5조7천195억 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도 5조 원 이상을 기록하는 등 상위 3개사가 전체 수주의 60% 이상을 독점하며 시장 장악력을 공고히 했다.
하지만 1조 원 이상 수주한 건설사가 지난해 2곳에서 올해 7곳으로 증가한 반면, 중소 건설사들은 자금 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정비사업 진입 자체가 어려워지며 대형사와의 격차가 극심하게 벌어졌다. 하반기에도 여의도 대교, 성수1지구, 개포우성7차 등 서울의 대규모 정비사업 입찰이 예정되어 있어 상위 건설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경기도의 한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27/art_1751441276245_ba7155.png?iqs=0.9508685318557539)
◆가속화되는 건설산업 양극화와 구조적 불균형 심화
2025년 상반기 건설시장에서 나타난 '전반적 침체 속 대형사 정비사업 수주 호황'이라는 이중적 구조는 국내 건설 산업 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경기 변동 외에 건설 시장의 자본 및 기회가 대형 사업 및 소수 기업에 집중되는 구조적 변화로 나타날 수 있다. 대형 건설사의 정비사업 내 시장 지배력 강화는 해당 분야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으나, 동시에 다수의 중소 건설사에 대한 사업 기회 감소 및 시장 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건설 산업의 전반적인 기반 약화와 불균형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도 대규모 정비사업 발주가 예정되어 있기에 상위 건설사 중심의 수주 독점 현상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 보고서 또한 건설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양극화 및 구조적 불균형에 대한 지속적인 분석과 함께, 관련 주체들의 대응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