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롯데케미칼] ](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28/art_17519524677702_3dcc00.jpg)
【 청년일보 】 롯데케미칼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직원들을 상대로 고용안정협약서를 작성하도록 요청하고 나서 그 배경을 두고 적잖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노조가 최근 회사의 실적 부진에 갈수록 대외 경영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적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감에 직원들의 고용 안정화를 꾀하기 위한 정지작업의 일환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내부 일각에서는 사측의 구조조정에 대한 이렇다할 정황이 포착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고용안정협약서에 대한 동의를 요구하고 나서자 되레 불안감만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사측은 노조의 고용안정협약서 작성 활동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9일 롯데케미칼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최근 롯데케미칼의 일부 직원(노조원)들이 노조에 고용안정협약서 작성 요청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노조 게시판에는 노조의 고용안정협약서 작성 요청에 대한 입장과 임금협상간 연관성에 대해 문의하는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는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 및 움직임이 없는 상황에서 노조원들을 상대로 한 고용안정협약서 작성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노조의 요청대로 고용안정협약에 대해 노사간 합의가 되면 고용이 보장되는지에 대한 문의도 이어졌다.
이에 대해 노조는 "올해 경영실적이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모든 조합원이 안심하고 직장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고용안정협약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을 제1의 목표로 설정하고 임금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여수와 울산공장 내 단위 공장들이 Box-up(철수 전 정리) 됨과 동시에 직원들의 전환배치 및 희망퇴직, 그룹사 전출 등 우려스러운 상황을 맞닥뜨리게 됐다"면서 "국내 석유화학공장 통폐합설과 현대케미칼과 대산공장이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롯데케미칼의 대표이사로 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728/art_17519850405801_b93341.jpg)
즉 적자 지속에 따른 경영난 가능성에 각종 통폐합설이 나도는 등 경영상의 대내외 부정적인 기류를 감안할 때 인적 감축도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않은 셈이다. 이에 노조가 현재 진행 중인 임금단체협약 과정에서 고용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노총 산하 노조 한 관계자는 "노조가 고용안정협약을 요구한다는 건 그 만큼 고용불안에 따른 선제적 대응 차원"이라며 "롯데케미칼 노조의 주장대로 고용안정협약서를 요청한다는 것은 사측의 인위적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그 만큼 회사 경영이 불안정하다는 방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측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롯데케미칼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노사간)임금협상이 진행 중으로, 확정된 사안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만성적인 영업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롯데케미칼에 대해 일제히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의 적자 기조의 여파로 그룹지주사인 롯데지주와 롯데물산, 롯데캐피탈, 롯데렌탈의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되는 등 여파가 적지않다.
한기평은 롯데케미칼의 등급 하향에 대해 지속적인 영업적자로 저하된 재무안정성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비롯해 과잉 공급 상태가 지속되며 실적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그리고 자구 계획으로 차입금은 축소됐으나, 단기간에 재무안정성 회복에는 이르지 못할 것이란 점을 지적했다.
【 청년일보=선호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