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한 식당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 안내 이미지가 부착돼 있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832/art_17543722275338_ebb130.jpg)
【 청년일보 】 "매출 하락으로 한 동안 생계가 어려웠는데, 민생회복 소비쿠폰(이하 소비쿠폰) 덕분에 숨통이 틔었습니다."
서울시 용산구에서 작은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기자의 질문에 포스(POS)기에 기록된 매출을 확인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최근 매출 추이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상승했다며 거둬들인 매출을 기반으로 매장의 상품 구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정부는 지난달 21일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내수 활성화를 위해 총 13조원 규모의 소비쿠폰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국민 1인당 15만원을 지급받으며,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은 1인당 3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1인당 40만원까지 수령할 수 있다.
이번 소비쿠폰 지급은 이미 93.6%의 국민이 수령을 완료했으며, 약 46%(지류 제외) 사용이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소비쿠폰은 연 매출액 30억원 이하 매장과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 등에서만 사용 가능하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극심한 매출 부진을 타개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골목상권의 기대가 컸다.
실제 소비쿠폰이 본격적으로 지급되기 시작한 이후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쿠폰이 가장 많이 사용된 것으로 조사된 안경점, 신선식품 취급 매장이 큰 효능감을 누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 용산구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기존에는 가게를 찾는 손님이 거의 없어 매장 전등만 켜놓고 필요하면 찾아달라는 메모만 남겨두고 자리를 비운적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주문이 밀려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고 있다"며 "대부분 소비쿠폰으로 새로운 안경이나 렌즈 등을 맞추는 고객들이 매장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어려워지고 고물가로 인해 비교적 고가에 속하는 안경, 렌즈에 대한 교체 주기가 굉장히 길어져 사정이 어려웠는데, 이번 소비쿠폰 지급을 계기로 안경점을 찾게 됐다는 고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같은 지역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또 다른 자영업자 역시 "최근 한우나 소고기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다"며 "이전에는 가격이 비싼 이들 육류보다는 삼겹살, 돼지 목살 등을 찾는 고객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처럼 한우, 소고기 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은 가게를 운영하며 처음 경험한다"고 언급했다.
바로 옆 매장에서 동일한 업종의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도 "당장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주와 그 이전 주의 매출이 100% 이상 차이가 난다"며 "특히 준비된 소고기 물량이 조기에 동이 나 고객들이 발걸음을 돌린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소비쿠폰으로 인한 자영업자, 소상공인 매출 증대 효과는 이러한 인기 업종에만 국한되지는 않았다.
서울시 영등포구에서 꽃 가게를 운영하는 한 소상공인은 "소비쿠폰을 사용해 평소에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꽃으로 표현하려는 고객이 많이 찾고 있다"며 "대형 화환보다는 소형 꽃다발 위주로 예약 문의와 실제 구매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 상품 외에도 10만원 대의 화분을 찾는 고객도 늘었는데, 평소에 키우고 싶었지만, 고가여서 구매를 망설였던 상품을 소비쿠폰으로 구매한다는 말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도 "소비쿠폰 지급이 시작된 첫 주부터 지금까지 매출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다"며 "특히 가족 단위 손님이 늘었는데, 소비쿠폰으로 모처럼 외식을 즐기는 손님이 대부분이었다"고 소개했다.
실제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캐시노트를 이용하는 전국 180만명의 소상공인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시작된 1주 차(7월 21일~27일) 전국 소상공인의 평균 주간 카드 평균 매출이 전주 대비 2.2%,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
![5일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 꽃집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 안내 이미지가 부착돼 있다.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832/art_1754371982222_968736.jpg)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인천시 부평구에서 거주하는 20대 소비자 A씨는 "소비쿠폰으로 평소 필요하던 생필품, 신선식품을 구매했다"며 "그리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빡빡한 생활에 조금이나마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부산시 해운대구에서 생활하는 30대 소비자 B씨도 "최근 식당을 찾으면 손님이 차 있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소비쿠폰이 지급되기 시작한 주부터 대부분의 식당에 조금씩 활기가 돌고 있는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 아직 소비쿠폰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필요한 곳에 신중히 사용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소비쿠폰 지급이 얼어붙은 내수 활성화와 소비촉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한다.
주요 경제단체의 한 거시경제 전문가는 "선진국에서도 소비쿠폰과 같은 일시적 경기 활성화 정책을 시도한다"며 "소비쿠폰이 내수 진작에 어느 정도 기여한다는 것은 입증돼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쿠폰은 일시적인 수단에 불과한 만큼, 내수를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는 후속 방안이 필수적"이라며 "정부가 9월 2차 지급을 예고한 상황이지만, 단순히 '돈을 푸는 것' 이상으로 시장 내에서 계속해서 순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형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도 "소비쿠폰으로 편의점 등 일부 유통업체의 올 하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까지는 정부의 의도대로 혹한기에 놓여있는 유통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부연했다.
이어 "유통업체 차원에서도 소비쿠폰을 사용하려는 소비자들을 일시적으로 끌어모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 이상으로, 잠시나마 여유가 생긴 시간에 중장기적 생존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며 "일시적 매출 상승분을 활용해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제때에 추진하지 못했던 프로젝트를 추진할 기회"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