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성 vs 불공정" 논란 점증...가스공사 '개별 요금제' 시행 5년 "엇갈린 평가"

등록 2025.09.16 08:00:04 수정 2025.09.16 08:00:30
이성중 기자 sjlee@youthdaily.co.kr

국제 LNG 시장 가격 변동시 경직성 문제 내포

 

 

【 청년일보 】 2020년 1월 한국가스공사가 도입한 '개별 요금제'가 시행 5년째를 맞으며 국내 에너지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중요한 제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와 동시에 형편성 및 국제 LNG시장 가격 변동시 경직성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제도는 기존의 모든 발전소에 동일한 가격을 적용하던 '평균 요금제'와 달리, 특정 발전사와 개별 계약을 맺어 가스 가격과 조건을 달리하는 맞춤형 공급 방식이다. 이는 LNG 직수입으로 이탈하는 발전사들을 붙잡고, 가스공사의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개별 요금제는 도입 5년 만에 4백만 톤에 달하는 대규모 LNG 물량을 공급하며 공급량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LNG 직수입량이 2025년 1천만 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스공사가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이 제도는 요금 인상 압력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가스 수급을 가능하게 하는 정책적 효과도 창출했다.

 

개별 요금제는 발전사들에게 시장 상황에 맞춰 유리한 가격으로 연료를 조달하고,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구매자 우위 시장에서 평균 요금제보다 낮은 가격으로 천연가스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다.

 

또한, LNG 직수입으로 이탈할 수 있었던 발전사들을 가스공사 설비 이용으로 유도하면서 설비 효율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가스 요금 인상 압력을 완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혜택은 최종 소비자인 국민에게도 돌아온다. 발전사가 더 저렴한 가격에 가스를 확보하면 전력 생산 원가인 발전 단가가 낮아지고, 이는 한국전력의 전력 구매 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전기요금 인하의 유인이 된다.

 

또한, 가스공사의 판매 물량이 증가하여 공급 비용이 절감되면 가스 요금 부담도 경감될 수 있다. 개별 요금제는 직수입 물량과 달리 가스공사의 통합 수급 관리가 가능해 비상시 안정적인 천연가스 공급을 보장한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개별 요금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안고 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형평성 문제다. 발전사마다 가스 가격이 달라지면서 전력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고 특정 발전사만 이익을 얻는 불공정 경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가스공사의 저렴한 장기 계약 물량이 개별 요금제 사용자에게 우선 배정될 경우, 기존의 평균 요금제를 사용하는 도시가스 및 산업체 소비자의 요금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가스공사의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고 시장 경쟁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하는 특성상 국제 LNG 시장의 가격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경직성 문제도 내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보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발전사 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보정 메커니즘 도입이나, 평균 요금제와 개별 요금제를 혼합하여 적용하는 유연한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가스공사가 보유한 공동 물량을 모든 사용자에게 공평하게 분배하고, 제한적인 직수입 허용을 확대하여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한편, 발전사 관계자에 따르면 "궁극적으로는 개별요금제가 소비자들에게 낮은 가격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지만 이를 피부로 체감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까지 개별 요금제에 참여를 확정했거나 계약을 체결한 주요 발전사들은 다음과 같다. 한국남부발전은 2027년부터 10년간 총 440만 톤 규모의 LNG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서부발전은 2025년부터 2036년까지 연간 75만 톤 등 총 800만 톤에 달하는 계약을 맺었다. 한국중부발전은 2027년부터 2036년까지 연간 20만 톤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동서발전은 2023년 말 개별 요금제 계약을 체결하며 참여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남동발전 역시 2027년부터 연간 29만 톤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안정적인 LNG 공급처를 확보했다. 민간 발전사인 내포그린에너지와 CGN율촌전력은 2021년 일찌감치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도 2021년부터 개별 요금제에 참여하고 있다.

 

 

【 청년일보=이성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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