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은 지난 1일 7470억원이 넘는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선제적으로 자본을 강화했다.[사진=DB손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939/art_17587012918207_e62a0f.jpg)
【 청년일보 】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비율 규제 도입을 예고한 가운데 보험사들이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대규모 자본확충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대부분의 보험사가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기본자본 킥스비율 도입에 따라 채권 발행 대신 유상증자를 단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2000억원 규모의 국내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4분기 중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며 발행액은 수요 예측 결과에 따라 늘어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자산 듀레이션을 선제적으로 확대하고 채권 매입으로 자본변동성을 축소해 킥스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푸본현대생명은 선제적 자본조달을 통해 킥스비율을 높이기 위해 오는 12월 7000억원 규모의 주주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보완자본을 제외한 기본자본 킥스비율을 높이기 위해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 채권 발행 대신 유상증자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리스크 확대와 강화된 자본관리 요구에 대응해 자본건전성을 강화하고자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카오페이손해보험은 지난 4일 1000억원 증자를 마무리했다. 하나손해보험은 하반기 10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것을 예고했다. iM라이프는 향후 규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100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검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DB손해보험은 지난 1일 7470억원이 넘는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선제적으로 자본을 강화했다.
DB손보 관계자는 “이번 채권 발행은 당국의 기본자본 킥스규제 도입 예고에 따른 선제적 대응의 일환”이라며 “조달자금은 지급여력비율 증대를 통한 자본건전성 확보를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보험사들은 지난해 자본성증권 발행액이 8조3천25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5조3천억원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며 자본확충을 이어가고 있다.
생보사들의 이 같은 자본 확충은 당국의 자본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앞서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킥스비율 유지를 위해 수조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막대한 이자비용을 부담하자 킥스비율 권고치를 150%에서 130%로 낮추는 대신 기본자본 킥스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본자본 규제는 킥스비율 기준을 50%에서 70% 사이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기본자본 킥스비율 기준을 70%로 설정할 경우 올 상반기 기준 생보사 6곳과 손보사 4곳 등 총 10개사가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포함된다. 기준을 50%로 낮춰도 6개사는 여전히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금융당국은 기본자본 규제를 도입하더라도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할 것으로 예고했다. 하지만 보험사의 부담은 여전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기본자본의 경우 그 특성상 단기간에 확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잠재적 적기시정조치 대상에만 포함되더라도 ‘부실 보험사’로 인식되며 영업력 약화와 계약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며 “향후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은 단순한 자본관리가 아니라 보험사 존립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청년일보=박상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