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본사(왼쪽)과 우리금융그룹 본사. [사진=각 사]](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1042/art_17606760103027_ba4664.png)
【 청년일보 】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생산적 금융’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생산적 금융 확대를 핵심과제로 삼아 기업·산업 지원에 금융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달 29일 대전광역시와 함께 '대전 D-도약펀드'에 1천억원을 출자했다.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전국 최대 규모의 민관 협업 '제1호 모펀드'가 공식 결성된 것이란 설명이다.
국내 최초 공공부문 외 민간부문의 역량 결집을 통해 모인 자본이 총 2천48억원 규모다. 지역 스타트업 혁신성장 지원과 벤처투자 생태계 활성화가 목표로, 향후 총 5천억원 규모의 모험자본을 지역 벤처 생태계에 공급해 400개 이상의 혁신기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도록 돕는다.
하나은행은 신용보증기금과 '비대면·디지털 금융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보증 진행여부를 빠르게 알 수 있도록 하는 '신속 사전검토 시스템'을 구축해 자금 운용계획 수립을 도와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비대면으로 대출 서류 신청과 서류 제출, 전자 약정, 실행 등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융 환경도 구축한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그동안 손쉽게 수익을 내왔던 기존 방식을 완전히 탈바꿈해 생산적 분야로 자금이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그룹의 대전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그룹도 지난달 29일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을 열고 생산적 금융에 73조원, 포용금융에 7조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향후 5년 동안 두 영역에 80조원 가량을 투입하고 국민성장펀드에도 참여하는 등 경제회복을 위한 민관협력에 나선다는 게 골자다.
우리금융그룹은 해당 프로젝트의 이행을 위해 이달 들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먼저 지난 11일 우리은행이 '우리 지역선도기업 대출'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비수도권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16조원 규모로 공급된다. 지역의 성장유망산업 기업 대상 맞춤형 금융을 확대하려는 취지다.
지난달 29일에는 국내 AI 산업 금융지원을 위해 한국인공지능협회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AI 3대 강국 도약' 비전에 부응해 ▲우수 AI 기업 금융지원 ▲AI 창업 생태계 활성화 ▲금융분야 AI 협업 강화를 중심으로 협력한다. 우리금융은 전 계열사가 참여해 혁신성장산업에 대출과 투자 등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실적은 40조원에 가량이다.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도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 방안 관련해서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아직 발표 시기는 미정이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구체화되고 있는 당국 정책에 따라 면밀한 산업분석 등을 통해 신중하게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국내 금융그룹들이 생산적 금융 확대를 핵심과제로 삼아 기업·산업 지원에 금융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금융의 자원 배분 기능을 회복시키겠다는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 확대를 핵심과제로 삼아 기업·산업 지원에 금융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새 정부의 첫 금융위원회 수장인 이억원 위원장은 최근 포용금융과 생산적 금융 대전환 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역시 취임사를 통해 “금융산업이 국가 경제의 대전환을 뒷받침하고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소임을 다하겠다”며 금융의 효율적 자원배분 역할을 강조했다.
한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금융권의 전략 키워드가 정책 기조와 함께 변화한다”며 “이번 생산적 금융 기조는 정부와 발맞추는 동시에 당국과의 관계 관리 포석으로도 읽힌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