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하행선에서 차량이 정체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1044/art_17618130452743_0910af.jpg) 
【 청년일보 】 올해 들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손보업계 손실 규모도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자동차보험료는 4년 연속 인하되고 있지만 진료비와 부품비가 동시에 오르면서 자동차보험 구조적 적자의 고착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경상환자의 한방 진료비가 급증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수년째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적자 구간에 들어 있으므로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대형 4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4.1%(4개사 단순 평균 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동기 대비 7.8%포인트(p) 급등했다.
대형 4개 손보사 기준 월 손해율이 94%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5.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p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업비율이 16.3% 수준임을 고려하면 합산비율은 103.3%(4개사)에서 103.9%(전체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업계는 이를 경우 자동차보험 손실 규모가 약 5천399억~6천3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손실 규모는 약 1천636억원 증가한다는 것이 손보업계의 추산이다.
또한 진료비와 부품비 상승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끌어올린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경상환자 진료비는 지난 2015년 1조7천500억원에서 지난해 3조3천억원으로 88.9% 급증했다. 같은 기간 중상환자(1~11급) 증가율은 2.3%에 그쳤다.
2024년 자동차보험 전체 진료비는 2조7천276억원으로 전년보다 6.5% 늘었다. 이 중 한방 진료비는 1조6천151억원으로 8.5%나 증가했다. 전체 진료비에서 한방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59.2%로 양방을 추월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9년 한방병·의원 진료비 실태조사에 실시하고 2020년 ‘8주 이상 치료자에 대한 심사지침’을 마련했다. 2022년에는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지침을 개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방 진료비 급증을 막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아울러 자동차 제작사 부품비 또한 국산차가 3.1%, 수입차가 4.7% 올랐다. 특히, 정비공임 인상률은 2022년 4.5%, 2023년 2.4%, 2024년 3.5%, 올해 2.7%로 해마다 꾸준히 올라 사고 1건당 정비비 부담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보험료는 4년 연속 내렸다. 지난 2022년 1.2~1.4%, 2023년 2.0~2.1%, 2024년 2.5~2.8%, 올해도 0.6~1.0% 인하됐다. 진료비와 부품비, 정비비는 지속 상승하는 가운데, 보험료는 연속 내리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인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4년 연속 이뤄진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정비요금 인상 등의 원가 상승, 사고 건수 증가, 경상환자 과잉진료 등 보험금 누수가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며 “더욱이 올해는 추석 전 벌초 등 장거리 이동량이 9월에 몰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에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의 구조적 적자가 고착화되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손해율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보험료를 묶어두거나 인하하면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손해율이 적자 구간에 놓여 있으므로 내년 자동차보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시각이다.
대형 손보사 한 관계자는 “지난 3분기 4개 대형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합산 손익은 적자 전환이 예상되며 4분기는 계절적 요인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보험료 인상도 필요하지만 수지 상등의 원칙에 따라 보험료가 조정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박상섭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