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통신3사…CEO 신년 과제는②] '갈길 구만리' 박윤영 차기 KT 대표… 첫 과제는 해킹사태 수습

등록 2025.12.30 08:00:01 수정 2025.12.30 08:00:11
신영욱 기자 sia01@youthdaily.co.kr

아직 후보자임에도 적극적인 경영 준비 시작
최우선 과제는 소비자 신뢰·브랜드 이미지 회복
해킹으로 인한 소액결제 보상안 마련에도 참여

 

【 청년일보 】 KT의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내정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경영 계획 수립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의 시선이 다시 한번 박 후보에게로 향하고 있다. KT라는 거대 조직의 문제 해결을 위한 내부 정비부터 시작해야 하는 막중한 역할이 요구되는 만큼 이를 위한 그의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사후보 추천 위원회 면접을 거쳐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을 내정했다.

 

오는 2026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있는 주식의 60% 이상 찬성을 얻으면 박 후보가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KT의 박 후보 내정은 최근 몇 년 사이 KT에 발생한 여러 논란과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인선으로 해석된다. 당장 올해에는 해킹 사태와 내부 갈부 등 내·외부적으로 역대급의 어려움이 발생해 그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다.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김영섭 현 대표의 선임과 관련해서는 정치적 외압설에 휘말리기도 했다.

 

차기 대표로 박 후보를 내정한 것은 이러한 요인들을 모두 고려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30년 이상을 KT에 몸담은 'KT맨'인 박 후보는 이전 3번의 CEO 선임 때마다 후보 물망에 오른 인물이다. 김영섭 현 대표 선임 당시에는 최종 후보 3인에 들었고, 구현모 전 대표 선임 때는 유력한 후보군에 이름이 올랐다.

 

여기에 정권과 연관성이 없는 인물이라는 점도 인선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해킹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등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상황에서 다른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매번 대권 주자로 등장할 만큼 대표로서의 전문성이 입증된 인물이다. 또 KT에서 30년 이상을 근무한 만큼 내부 사정에 밝고 사업 및 기술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음과 동시에 정권과 연관성이 없어 정치적 외압 의혹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해킹과 내부 갈등으로 실추된 신뢰 및 이미지의 회복과 내부 정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인 만큼 이 이상 적합한 인물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내년 3월 정기주총의 찬반 투표가 남아있긴 하나 박 후보는 최근 경영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전일(29일) 김용현 KT 이사회 의장과 경영 현황과 현안 등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 대표적이다.

 

박 후보와 김 의장은 KT에서 발생한 무단 소액 결제 사태, 서버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등 정보보안 이슈의 심각성과 중요성에 공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 불편·불안을 최소화하고 고객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기 위한 후속 조치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은 경영진과 이사회 간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고 회사의 중장기 성장을 위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또 그는 경영 계획 수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윤영호' KT의 인사·조직개편도 1월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내·외부적으로 KT의 분위기가 어수선한 만큼 우선 내부 통제에 속도를 내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대표로서 박 후보의 최우선 과제는 해킹 사태 뒷수습을 통한 여파 최소화가 지목된다. 올해 KT는 불법 펨토셀 접속을 통한 무단 소액결제, 개인정보 유출 등이 발생했다. 일부 서버에서는 신고 누락까지 발생하며 통제 기능에서 명백한 문제가 발생했다. 향후 동일한 문제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력의 확보가 요구되는 상황인셈이다.

 

무너진 소비자 신뢰 회복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통신3사 모두가 저마다 해킹 사태에 휘말린 가운데, KT는 정보 유출을 넘어 소비자의 물질적인 피해까지 발생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특히 커진 상황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기술 확보만큼이나 소비자 신뢰의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다. KT는 해당 사태에 대한 '보상안'을 아직 확정 짓지 않은 상황이다. 박 후보 역시 보상안 마련에 주축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킹 사태 수습은 향후 사업 경쟁력에도 집결되는 요인이다. 보안이 무너진 만큼 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메인인 통신사업에도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때문에 신뢰 회복과 네트워크 안정성 강화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통신3사가 열을 올리는 인공지능(AI) 사업 역시 보안 부분에서의 신뢰 확보가 필수 요인이다. 이 밖에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그간 누적된 구성원들의 피로감 해소 역시 박 후보에게 주어진 주요 과제로 평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보보호 등 해킹 사태의 뒷수습을 어떻게 하는지 여부가 신뢰와 경쟁력 부분에서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서비스의 품질만큼이나 보안 역시 기초적이면서 아주 중요한 요소인 만큼 더욱 잘 챙겨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안 등 해킹 사태 뒷수습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에 대한 어필도 필요할 것"이라며 "당장 노력을 하고 더 나은 기술력을 확보해도 이를 소비자들이 알지 못하면 신뢰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더불어 정보 보호 등 부안에 있어 투자를 늘릴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영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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