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772개 기업에 배출권 23억톤 할당

등록 2025.12.30 08:00:06 수정 2025.12.30 08:00:16
이성중 기자 sjlee@youthdaily.co.kr

3차 대비 22% 감축한 총량 발전부문 유상할당 50%로 확대
환경단체 비판·정부는 기업 소통으로 안정 운영 강조

 

【 청년일보 】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4차 계획기간을 맞아 772개 할당대상 업체에 향후 5년간 총 23억 6,299만톤의 배출권을 할당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9일 이같은 내용의 4차 계획기간 배출권 할당 결정을 발표했다. 이번 할당량은 3차 계획기간 30억 4,826만톤 대비 22.48% 감축된 수치로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 부담이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4차 계획기간은 기존 6개 부문을 발전과 발전 외 2개 부문으로 단순화했다. 발전 부문에는 59개 기업에 7억 9,575만톤이 할당됐으며, 발전 외 부문에는 713개 기업에 15억 6,724만톤이 배분됐다.

 

특히 발전 부문의 유상할당 비율을 50%로 확대한 것이 주목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4차 계획기간 동안 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배출권 구매 비용을 총 26조 9,000억원으로 추산했으며, 이 중 발전 부문이 21조원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배출권거래제가 단순한 규제가 아닌 기업의 감축 노력이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다각적인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효율이 우수한 기업에 유리한 배출효율기준 할당을 참여대상의 75% 이상으로 확대하고, 탄소차액계약제도를 도입해 기업이 감축 신기술을 도입할 경우 정부가 일정기간 고정된 탄소가격을 보장한다. 이를 통해 기업의 감축투자 위험을 낮추고 혁신적인 감축기술 도입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배출권 시장의 유연성도 개선됐다. 배출권 이월 한도를 순매도량의 3배에서 5배로 완화했으며, 시장 참여자를 자산운용사, 은행, 보험사 등으로 확대하고 선물거래, 위탁거래 등 다양한 거래 형태를 도입해 시장의 유동성과 가격 안정성을 높인다.

 

정부는 한국형 시장안정화제도를 4차 계획기간부터 시행해 사전에 공표된 기준에 따라 자동으로 배출권 수급균형을 조정한다.

 

수출 비중이 높은 철강, 반도체, 석유화학 등 탄소누출업종은 여전히 무상 할당을 받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들 업종도 유상할당 대상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산업보호조치를 함께 도입해 국제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정부는 3차 계획기간에 과잉 할당된 배출권 2,395만톤도 대상 기업으로부터 회수하되, 배출권 시장 영향을 고려해 4기까지 분할납부를 허용한다.

 

이번 결정에 대해 환경단체들은 비판적 입장을 표명했다. 기후솔루션을 비롯한 6개 환경단체는 “정부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배출허용총량을 유지하고 있으며, 탄소누출업종에 대한 유상할당 도입을 미루는 등 온실가스 감축에 책임있는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기후솔루션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가 배출허용총량을 축소하고 전 업종의 무상할당을 2030년까지 폐지하면 정부는 누적 약 621조원의 유상할당 경매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배출허용총량의 축소를 촉구했다.

 

오일영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정책실장은 “배출권거래제 4차 계획기간은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 여부가 판가름 되는 중요한 시기”라며 “기업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하며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이성중 기자 】




저작권자 © 청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당산로35길 4-8, 5층(당산동4가, 청년일보빌딩) 대표전화 : 02-2068-8800 l 팩스 : 02-2068-8778 l 법인명 : (주)팩트미디어(청년일보) l 제호 : 청년일보 l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6 l 등록일 : 2014-06-24 l 발행일 : 2014-06-24 | 회장 : 김희태 | 고문 : 고준호ㆍ오훈택ㆍ고봉중 | 편집·발행인 : 김양규 청년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청년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youth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