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고환율 영향이 본격 반영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 달 연속 2%대를 이어갔다. 특히 석유류와 수입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며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31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7.57(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3% 상승했다. 지난달(2.4%)보다 상승폭은 소폭 둔화됐지만, 9월 이후 네 달 연속 2%대 흐름을 유지했다.
월별 흐름을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7월 2%대를 기록한 뒤 8월 1.7%로 낮아졌으나, 9월 2.1%로 반등했고 10월에는 2.4%까지 올라섰다.
품목별로는 석유류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석유류는 전년 대비 6.1% 오르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이는 올해 2월(6.3%)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특히 경유 가격은 10.8% 급등해 2023년 1월 이후 약 3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휘발유도 5.7% 올라 2월 이후 가장 크게 뛰었다.
환율 상승 여파는 수입 농축수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4.1%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를 0.32%포인트 끌어올렸다. 수입 쇠고기 가격은 8.0% 올라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고, 고등어(11.1%), 바나나(6.1%), 망고(7.2%), 키위(18.2%)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환율 상승 영향이 주요 요인이지만, 해외 수급 여건 등 복합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2.8% 상승했고, 기상 여건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큰 신선식품지수는 1.8% 올랐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3% 상승했으며, 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0%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올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1% 상승해 2020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정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0%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연간 물가 흐름은 2021년 2.5%, 2022년 5.1%, 2023년 3.6%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2.3%, 올해 2.1%로 점차 안정되는 모습이다. 농축수산물 상승률은 지난해 5.9%에서 올해 2.4%로 둔화됐지만, 공업제품 가격은 1.5%에서 1.9%로 오히려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석유류 가격은 연간 기준 2.4% 올라 2022년 이후 3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2023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1.1%, -1.1%로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이 심의관은 "국제유가는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환율 상승과 유류세 인하율 축소가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편, 연간 생활물가지수는 2.4% 상승해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오름폭을 기록했고, 신선식품지수는 -0.6%로 2019년 이후 6년 만에 하락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1.9% 상승에 그쳐 물가 압력이 전반적으로 완화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