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미국 기술주 약세가 국내 증시로 확산한 5일 외국인이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역대 하루 최대 규모의 매도에 나선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사상 최대 수준의 순매수로 이를 받아냈다. 시장에서는 개인 자금이 외국인 매물을 흡수하는 양상이 2020년 '동학개미운동'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6조7천639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하루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직전 기록이었던 지난 2일(4조5천874억원)을 크게 웃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조216억원, 2조705억원을 순매도하며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섰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 역시 종전 최대치였던 2025년 11월 21일(2조8천308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7조원가량의 매물을 개인이 대부분 받아내면서 이날 증시 수급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개인과 외국인의 매매 대립은 반도체 대표주에서 두드러졌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개인 순매수 상위 1·2위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각각 3조1천276억원, 1조8천508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은 이들 종목을 가장 많이 팔았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액은 2조5천738억원, SK하이닉스는 1조3천719억원으로 집계됐다.
미국 반도체·인공지능(AI) 관련주의 연이은 하락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외국인이 대형주 비중을 줄인 반면, 개인은 이를 저점 매수 기회로 인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도 미국 반도체·AI주 급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하락세를 보였다"면서 "그러나 지난 2일 폭락 당시 5조원대 코스피 순매수 베팅에 성공했던 개인들의 '조정 시 매수'(바이 더 딥·Buy the Deep) 전략이 이번에도 나왔다"고 평가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반도체 실적 발표 이후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 출회가 지속하는 가운데 이를 개인이 소화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