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경찰이 국회 청문회 위증 혐의를 받는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에 대해 약 14시간에 걸친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향후 산업재해 은폐 의혹과 관련한 추가 소환 가능성도 거론된다.
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로저스 대표는 전날 오후 1시 30분께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 출석해 국회 청문회에서의 발언 경위와 허위 인식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받고 이날 오전 3시 25분께 귀가했다. 조사 종료 후 취재진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 없이 자리를 떠났다.
경찰은 이번 조사에서 로저스 대표가 지난해 12월 30~31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사태 연석 청문회'에서 한 발언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사실이 아니라면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로저스 대표는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용의자를 접촉해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노트북을 회수한 것이 국가정보원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했으나, 국정원은 해당 사실을 부인한 바 있다.
로저스 대표의 경찰 출석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선 조사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이른바 '셀프 조사'를 통해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그는 국회 청문회 직후 출국한 뒤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신병 확보 가능성이 거론되자 최근 입국해 조사를 받았다.
출석 당시 로저스 대표는 "쿠팡은 모든 정부 조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오늘 수사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경찰 안팎에서는 로저스 대표가 오는 23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출석을 앞두고 있는 만큼, 출국 전 추가 조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쿠팡의 산업재해 은폐 의혹과 관련한 소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로저스 대표는 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야간 근무 중 사망한 고(故) 장덕준 씨 사건과 관련해 산업재해 책임을 축소·회피하는 내용의 보고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나, 이 부분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로저스 대표에게 증거인멸과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장씨의 휴대전화와 물류센터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