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잡는 운전자본…대한전선, 매출 신기록에도 '속앓이'

등록 2026.03.31 08:00:07 수정 2026.03.31 08:00:21
신영욱 기자 sia01@youthdaily.co.kr

영업활동 현금흐름 2년 만에 순유출 전환
2025년 금융비용 전년 대비 160% 증가
파생상품 평가손실 1년 사이 15배 늘어

 

【 청년일보 】 전력 슈퍼 사이클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대한전선이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갈아치우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금 흐름은 2년 만에 순유출로 돌아섰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전선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6천360억원으로 전년(3조2천913억원) 대비 10.5%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1천286억원, 899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11.7%, 21.1%씩 고르게 성장했다.

 

문제는 현금창출력이다. 장부상 이익에도 불구하고 실제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된 현금을 뜻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천713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 순유입 전환 이후 2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현금흐름 악화의 주원인으로는 운전자본 부담이 꼽힌다. 글로벌 전력망 수요 폭증으로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미회수 채권인 매출채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대한전선의 매출채권은 2024년 4천412억 원에서 지난해 6천137억 원으로 1년 새 39.1%나 불어났다. 여기에 해저케이블 수주 대응을 위한 원재료(LME 구리) 선제 확보로 재고자산 역시 전년 대비 43.5% 급증한 8천563억원을 기록하며 현금을 잠식했다.

 

금융비용의 급격한 상승도 현금흐름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대한전선의 이자비용 등 금융원가는 2천124억 원으로 전년(803억 원) 대비 164.4% 폭증했다. 특히 2024년 79억 원 수준이던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지난해 1천235억 원으로 15배 이상 늘어난 점이 뼈아팠다.

 

다만 업체 측은 이에 대해 실제 현금 유출이 없는 장부상 수치라고 선을 그었다. 주가 상승에 따라 2024년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전환권 가치가 높아지면서 이를 회계상 손실로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향후 CB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해당 부채는 자본으로 확정돼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향후 대한전선의 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상황이 전선산업의 특성에서 기인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주 기반의 프로젝트 비중이 높은 전선업 특성상 매출 인식 시점과 실제 대금 유입 시점 사이의 ‘미스매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대한전선은 선제적인 재무활동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며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순유출 발생에도 불구하고 기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천389억 원으로 전년(3천335억 원)보다 오히려 늘어난 상태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회사 성장 및 매출 확대에 따라 자연스럽게 매출채권이 증가했으며, 원자재 확보 및 프로젝트 대응으로 재고자산이 늘었다"며 "또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와 글로벌 생산거점 증설 등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 진행에 따른 자금 수요 증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신영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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