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IBK기업은행이 위기다. 날이 갈수록 주가가 추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소액주주 등 일각에서는 주가 방어를 위한 수익성 확보 전략보다는 현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에 보조를 맞추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낙하산 인사로 노조의 반발을 야기해 결국 정부와 여당까지 나서 사태를 수습하는 등 천신만고 끝에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신임 행장으로 취임했으나, 곤두박칠 치고 있는 기업은행의 주가는 좀 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기업은행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 결국 우리금융에도 추월 당하며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주가는 기업의 내재가치와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주주들의 배당과도 직결된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주가는 1만4050원으로, 우리은행의 1만 3750원보다 300원 높았다.
이후 2분기 말 기준으로는 두 은행의 주가가 1만4050원으로 동일했다가 3분기 말 기준 두 은행의 주가는 모두 하락했으나, 기업은행이 1만 3200원, 우리금융의 1만 2450원으로 기업은행이 다시 앞섰다.
이후 두 은행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가 지난해 말 기준 기업은행이 1만 1800원을, 우리금융은 1만 1160원을 기록했다. 두 은행 모두 하락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우리금융에 비해 기업은행의 주가가 높았다.

그러나 윤행장이 취임한 올 1월 이후에는 두 은행간 주가 상황이 역전됐다.
지난 17일 기준 기업은행의 주가는 10150원을 기록, 우리금융(1만250원)에 비해 100원 낮게 형성되더니, 열흘 후인 27일에는 9780원으로 떨어지며 우리금융의 9910원에 비해 130원 뒤쳐졌다. 두 은행간 주가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시가총액에도 큰 변화도 야기했다. 27일 기준 우리금융의 시가총액은 7조 1576억원으로 연초 대비 1조 40억원(12.3%) 감소한 반면 기업은행은 5조 6445억원으로 무려 1조 505억원(15.7%)이 증발했다. 우리금융에 비해 460억원 가량을 허공에 더 날린 셈이다.
신임 행장으로 윤종원 행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기업은행 주가 하락세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자,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 행장은 취임 이후 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건물에 소상공인을 입주시키는 이른바 '착한 임대인 운동'을 시작하는 한편 '소상공인 초저금리 특별대출'을 출시,1%대의 초저금리 자금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현 문재인 정부 정책 기조에 맞춘 소상공인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신속하게 도입하며 현 정부와 보조를 맞춰가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내에서는 이 처럼 기업은행의 주가가 무너지고 있는데 대해 다양한 요인이 제기되고 있으나, 무엇보다도 개선해야 할 내부의 구조적 문제점에 최근 확산추세를 보이고 있는 신종바이러스 '코로나19'란 악재가 겹치며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윤 행장 선임에 대해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노조가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는 등 경영상의 혼란을 야기한데 이어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 금융소비자의 피해를 가중시킨 도적적 해이 문제도 뒤늦게 드러나는 등 총체적인 내부통제 부실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기업은행의 주가 하락에 대해 시장 기대에 못미치는 수익성을 지목했다.
유승창·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연결기준 4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2572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인 3254억원을 20.9% 하회했다"면서 "순이자마진도 전 분기 대비 7bp 하락해 예상보다 큰폭의 하락을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강점이던 순이자마진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증가했다"면서 "중소기업 대출에서의 경쟁 심화에 따른 우려를 감안해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즉,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수익성과 시장경쟁력 확보를 지적, 주문한 셈이다. 이 처럼 시장경쟁력 하락과 수익성 악화로 인해 주가 하락세가 멈추지 않자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윤 행장의 행보를 지탄하는 목소리가 적지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기업은행 소액주주카페에서는 "윤행장이 회사의 성장에는 무관심하고 정부와 코드를 맞추는데 급급해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액주주들 피눈물 납니다. 행장님 주가도 좀 살피세요", "낙하산 기업 주가 실적 엉망"이라는 등 적잖은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 청년일보=김훈 / 정준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