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반납 요구에 휴가 간섭까지...취업난에 참는 '미생'들

등록 2020.10.20 11:58:54 수정 2020.10.20 14:57:12
안성민 기자 johnnyahn74@daum.net

하반기 채용 '찬바람' 예상
"새 일자리 찾기 힘드니 별수 없어"

 

【 청년일보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역대급 경기 침체로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폭언과 괴롭힘, 성추행과 최저임금 위반 등 각종 부당 처우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유통업체에서 근무하는 임신부 윤모(30)씨도 최근 상사로부터 "육아휴직을 가능하면 짧게 쓰고 업무에 복귀하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윤씨는 "코로나19 사태로 새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진 탓에 속상한 마음을 누르고 출근할 수밖에 없었다"며 "출산 후에는 재취업이 더 어려워 부당한 대우를 견디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토로했다.

 

광주광역시의 한 디자인회사에 다니는 A(27)씨는 하루에 7시간씩 주 5일을 근무하지만 월급은 1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데, 입사 2개월의 신입인 A씨에게 낮은 업무 숙련도를 구실로 대표이사가 월급의 절반은 현금으로 이체해 반환하는 이른바 '페이백'까지 지시했다.

 

A씨는 "코로나19 탓에 이미 한 차례 일자리를 잃은 뒤 현 직장에 입사한 터라 실업자가 되는 것보다는 낫다는 마음으로 부당한 처우를 참고 있다"면서 "지금 퇴사해도 새로운 직장에 취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20대 직장인 B씨도 "입사한 지 7개월째 사내 성희롱과 갑질에 시달리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실업난 때문에 퇴사하고 취업을 다시 준비할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달 21∼23일 기업 회원 197개사를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계획 변동성'에 대해 무기명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 기업의 50.3%가 채용을 미루거나 축소·취소할 계획이다.

 

이들 중 64.6%는 신입·경력 채용계획 모두를 변경하겠다고 답했고, 채용 계획 변경 원인으로는 '코로나19로 회사 매출 규모가 줄어들어서'(54.7%, 복수 응답)가 가장 많았다.

 

노동전문가들이 설립한 단체 '직장갑질119' 관계자는 "노동조합이 마련되지 않은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근로자들이 집단 대응을 통한 문제 해결에 나서기가 특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사업주에 대한 관리·감독과 직장 내 갑질 가해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강화해 자정 노력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안성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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