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단기성' 2.2조원...'치고 빠지는' 영국계 자금 "촉각"

등록 2020.12.14 09:20:51 수정 2020.12.14 10:57:16
강정욱 기자 kol@youthdaily.co.kr

11월, 전통의 강자 미주 3배 이상 영국계 자금 유입
영국계 자금 외국인 전체 비중 36% 달해
과거 최다 외국인 국내주식 순매수 기록도 상회
"단기로 국내에 들어왔다가 나가서 회전율 높아"
"해외 해지펀드 미국보다 다른 곳 찾고 있어…단기 아닐 수도"

 

【 청년일보 】 최근 외국인들의 바이코리아가 나타난 가운데 단기성 투자 위주인 영국계 자금이 한국 증시에 많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그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미국계 자금의 비중이 컸던 만큼 영국계의 성격과 이 자금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는 지수에 미칠 영향에 증권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6조1천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2013년 9월 약 8조3천억원 이후 최대 순매수금액이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5조8천570억원을, 코스닥 시장에서는 2천680억원을 각각 사들였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 자금이 4조5천억원으로 미주(1조4천억원)의 3배 넘게 들어왔다. 중동 오일머니는 800억원, 아시아는 5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특히, 국가별로는 이 기간 영국 자금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영국계 자금은 11월 한 달간 2조2천160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매집했다. 미국계 순매수금액 9천890억원의 두 배가 넘고, 외국인 전체 순매수금액의 36%에 달한다. 이는 또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가 가장 많았던 지난 2013년 9월 당시 미국(1조9천980억원)과 영국(1조3천510억원)의 순매수금액을 각각 2천억원과 9천억원 웃돈다.

 

 

영국계 자금이 최근 국내 주식을 본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월부터다. 10월 한 달 동안 이 지역 자금은 1조2천580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이는 같은 달 전체 외국인 순매수금액(1조3천580억)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영국계 자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 지난 11월 말 53조9천720억원어치로 불어나 전체 외국인 보유 국내 주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9월 말 7.6%에서 11월 말에는 8.0%로 커졌다. 같은 기간 미국계 비중이 축소(41.8%→41.4%)된 것과 대비된다.

 

통상 영국계 자금은 미국계보다 단기적 성격이 강했다는 점에서 시장은 이들 자금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미국 외 조세회피 지역에 국적을 둔 헤지펀드가 주로 영국을 중심으로 한 유럽계 자금으로 분류된다"며 "그동안 이 지역 자금 성격을 보면 단기로 국내에 들어왔다가 나가는 경향이 크고 회전율도 높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11월 한 달간 외국인 순매수 종목이 반도체와 배터리에 집중됐다"며 "이는 시장 전체를 산 '바이 코리아'가 아니고 단기적 성격이 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번 국내 주식 매수는 과거와는 성격이 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해외 헤지펀드들의 동향을 보면 주식의 경우 미국보다는 다른 곳에서 (투자기회를)찾는 흐름이 있다"며 "이번 외국인 자금 국내 증시 유입이 지난 4년간 미국이 좋았던 것에 대한 되돌림이라고 본다면, 영국 등 유럽 자금이 원래 액티브한 측면이 강하지만 단기성이 아닐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 청년일보=강정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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