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중국 상하이(上海)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중국 국제 수입박람회(CIIE)'에서의 현대·기아자동차 통합 전시관 전경.[사진=현대자동차그룹]](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10153/art_16095628476233_0c121b.jpg)
[편집자주] 지난해 자동차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수출이 급감하는 등 추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 등으로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하반기에는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올해도 산업계 전반이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과 함께 자동차업계는 판매량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예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는 현재 어떠한 상황에 놓였고, 무엇에 중점을 둔 경영을 펼칠지, 어떠한 문제들을 안고 있고 이를 극복할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 글싣는 순서 】
(상편)현대차 ‘정의선 시대’ 본격 출발…‘미래 모빌리티 사업’ 강화에 ‘박차’
(중편)'경영위기' 탈출 해법마련에 '골머리...'한국GM·쌍용차·르노삼성차 '끌탕'
(하편)갈수록 줄어드는 정부 지원…업황 회복 위한 지속적인 정책 필요
【 청년일보 】현대차그룹은 작년 10월 취임한 정의선 회장의 ‘첨단 모빌리티 혁신’ 계획을 올해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을 일찌감치 끝내고 노사가 협력해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미래 모빌리티 사업 강화에 나서기 위한 추진력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기업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선보이며 이를 기반한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고, 여기에 적용될 소프트웨어(SW) 개발 경쟁력도 확보하기 위해 관련 자회사를 합병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 ‘정의선호’ 출항…‘미래 모빌리티 기업’ 전환에 박차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발표한 새 ‘2025 전략’에서 2025년까지 ‘미래 사업 역량 확보’ 등에 60조원을 투자하고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8%, 글로벌 점유율 5%대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전기차,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수소연료전지 등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을 대표이사에 내정하는 등 ‘2020년 하반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면서 기존 ‘정몽구 체제’ 임원을 대거 교체, 본격적인 ‘정의선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 때 인사의 핵심도 미래 모빌리티 사업 강화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10153/art_1609562923647_dd7204.jpg)
정 회장은 이미 회장 취임 이전부터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재편에 투자와 제휴, 적극적인 인재 영입 등에 나선 바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지난해 미국 자율주행 기술 업체 앱티브(Aptiv)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 설립과 ‘로봇 개’로 유명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인수 등으로 적극 표출됐다.
특히 정 회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에 자신의 사재를 들이는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기업 전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정 회장은 전기차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4대 그룹 총수들을 차례로 만나 K배터리 동맹을 구성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행보는 미국·유럽 등 주요국에서의 환경규제 강화로 내연기관차로는 갈수록 악화돼가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성장이 어렵다는 정 회장의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전기차·수소차를 중심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의지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 신차 출시 등 라인업 확대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선보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신차 ’아이오닉5‘와 기아차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를 출시하는 등 본격적인 전기차 라인업 확대에 들어간다.
작년 12월 공개된 E-GMP는 배터리 탑재량을 늘려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고 800V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E-GMP는 특히 기존 내연기관 전용 부품이 차지하는 공간을 크게 줄여 실내 공간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고, 오로지 전기차만을 위한 플랫폼이기 때문에 결함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현대·기아·제네시스 브랜드로 23차종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IONIQ)' 브랜드[사진=현대자동차]](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10153/art_16095629771704_89f038.jpg)
이와 함께 전기차 보급률 확대를 위해 올해 초고속 충전소 20곳(충전기 120기)을 구축하고, 400V와 800V 멀티 급속충전 시스템도 처음으로 적용해 충전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작년 1∼11월 해외 시장에 총 30만6266대(공장 판매 기준)의 친환경차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23만8155대) 대비 26.8%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같은 실적을 발판으로 현대차그룹은 향후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전동화 라인업 강화해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SW 계열사 통합 등 치량 관련 IT기술 경쟁력 강화
또한 현대차그룹은 작년말 미래 모빌리티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일부 자회사간 합병을 추진하는 등 계열사 재편을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그룹은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을 합병했다. 이는 분산된 소프트웨어(SW) 역량을 통합하는 등 모빌리티 SW 전문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다. 합병법인은 향후 UAM과 로보틱스, 스마트시티 등을 아우르는 미래 정보통신(IT) 비즈니스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계획이다.
![현대모비스의 통신 기능 통합관리 제어기[사진=현대모비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10153/art_16095637076525_736972.jpg)
또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에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을 넘겼다. 이를 통해 현대모비스에 차량용 반도체의 전문적인 설계, 개발, 검증 역량을 키워 미래차 전장 분야에서 차별화된 통합 제어 기술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계열사 통합은 전기차의 하드웨어 부분을 강화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SW 분야까지 모두 아우르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포석으로 업계는 풀이했다.
◆ 품질 관련 이슈·소비자 피해 대응방식은 해결 과제
이처럼 거침없는 행보에도 현대차그룹은 2021년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수년 전부터 현대·기아차를 괴롭혀온 세타2엔진과 코나 전기차의 잇단 화재 등으로 인한 대규모 리콜 등 끊임없이 터지는 품질 관련 이슈가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작년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현대차 2조1352억원, 기아차 1조2592억원의 품질 비용을 세타2 GDi 엔진 리콜 관련 충당금으로 반영한다고 발표하는 등 품질 경영을 내세우는 등 품질 이슈로 인한 논란을 잠재우려 노력을 지속했다.
하지만 정 회장이 강조한 ‘완벽한 품질을 통한 고객 행복 추구’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작년 말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리콜 대수는 123만7392대에 달한다. 현대차가 101만6914대, 기아차가 22만478대를 리콜했다. 4년 연속 리콜 100만대를 넘긴 것이다.
![자동차 전문채널인 오토포스트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한다며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청원글. 지난해 12월 20일 청원이 마감됐을 당시 이 글에 동의한 수는 청와대의 공식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어섰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쳐화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10153/art_16095631817907_8d97ef.jpg)
또한 최근 현대차그룹이 제네시스 G70의 화재 발생 등 차량 결함을 지적한 유튜브 영상을 올린 자동차 전문매체를 고소한 사건이 소송전을 넘어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22만명의 동의자를 얻기도 했다. 이 때문에 차량 결함 피해를 주장하는 차주들을 대하는 현대차그룹의 태도가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커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 강화 추진은 국내 자동차 업계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현대차가 올해 내놓을 아이오닉5 등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 신차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차량 결함 이슈와 소비자 피해에 대한 대응 태도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현대차가 올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현대차가 추진할 사업에 적잖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