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보】 윤석열 새 정부가 지난 대선 공약 당시 ‘정부 주도식의 성장’이 아닌 ‘민간 주도 성장’ 기치를 내건 만큼 재계 안팎에선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 문재인 정부 첫 해에 인상됐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5년 만에 인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법인세 인하 시 기업 활력이 제고되면서 자연스럽게 투자 촉진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18일 관계부처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 하반기 기업 투자 촉진과 혁신 지원 등을 위한 법인세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맞춰 법인세 인하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검토 결과에 따라 올해 세법 개정을 통해 최고세율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인사 청문을 위한 서면 답변을 통해 "민간 주도 성장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높은 최고세율 수준 및 복잡한 과세표준 구간 등 현행 법인세 과세 체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추 장관 답변대로 기업 국제 경쟁력 강화의 첫 시발점이 법인세 인하라고 불릴 만큼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은 다른 OECD 국가들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12일 발간한 ‘한국 vs. G5 3대 세목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지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한국은 주요국들 중 유일하게 법인세율을 인상했으며 법인세 과표구간도 확대했다.
한국은 지난 2018년 법인세 최고세율을 22.0%에서 25.0%로 3.0%p 인상함과 동시에, 과표구간도 3000억원 초과 기준이 신설됐다.
반면 G5 국가들은 지난 5년간 법인세 과세기준을 완화·유지했다. 최고세율은 프랑스(44.4%→ 28.4%), 미국(35.0%→21.0%), 일본(23.4%→ 23.2%) 등 3개국이 인하했고, 영국(19.0%), 독일(15.8%)은 동일 수준을 유지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만 해도 우리나라 조세제도는 법인세 부담을 낮춰 기업들의 투자를 이끄는 방향이었다. 법인세 최고 세율은 2000년대 이전 최고 28%에 달했지만 기업인 출신이었던 이명박 정부 당시 22%까지 낮아졌다. 이후 문재인 정부 들어 다시 25%로 역행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처럼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는 ‘반기업 규제’란 꼬리표가 따라붙었을 정도로 국내 기업들은 윤석열 정부가 개편안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특히 기업들은 법인세 부담 완화가 시급한 이유로 각각 ‘성장률 증가’, ‘실업률 하락’ 등을 꼽는다.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도 법인세 부담 완화가 필요한 이유로 해외 주요국 대비 높은 국내 법인세 부담 수준과 이로 인한 기업 경쟁력 위축을 들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국의 법인세 부담률과 법인세수 의존도가 OECD 평균 법인세 부담률(2.6%)과 법인세 의존도(13.0%)를 크게 상회하고 있어 한국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하면서 "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낮추면 경제성장이 촉진됨에 따라 세수 확보 안정성이 오히려 더 커진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경련이 1996년부터 2020년까지의 연간 법인세수와 GDP, 실업률 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해본 결과, 우리나라 실질법인세수를 10% 낮추면 경제성장률은 1.07배(6.94%)로 높아지고, 실업률은 0.98배(1.90%)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질법인세수 감세로 단기적으로는 세수가 감소하지만, 경제성장률 제고로 인한 세수 증대효과가 이보다 크기 때문에 실질법인세수 경감이 오히려 법인세수를 1.03배(2.94%) 증가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전경련은 "법인세 부담 완화가 기업의 설비투자를 촉진시켜 경제성장에 기여한다"면서 "실제로 분석 결과 법인세율을 1%p 인하하면 기업의 설비투자는 최대 3.6%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선 윤 정부가 세제 환경을 개선하면 기업들이 투자 매력을 느껴 ‘리쇼어링’(기업의 국내 회귀)이 더 활발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35%였던 법인세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 21%로 인하해 미국으로 자국 공장들이 되돌아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를 모범 삼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업 활성화 정책의 첫 단추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법인세 인하 개편안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지난 5년간 OECD 주요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이 높아 기업 활력이 떨어지는 부작용만 나타났다”라면서 “기업 활동을 장려하는 쪽의 정책이 아닌 과도한 상속세·법인세 증세는 도리어 경제성장률을 하락시킨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있어서 윤 정부는 국제적 흐름에 맞춰 꾸준히 개혁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