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물가상승률 5% 돌파 우려↑...외환위기 이후 최악

등록 2022.08.08 09:04:20 수정 2022.08.08 09:30:51
이나라 기자 nrlee@youthdaily.co.kr

1∼7월 벌써 4.9% 상승...가을에 물가 꺾일지 관건

 

【 청년일보 】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물가가 4.9% 오르면서 연간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간 물가 상승률이 5%를 넘은 건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없었다.

 

유가 하락 등으로 고물가가 가을에 정점을 찍고 내려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한 모습이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올랐다. 이는 해당 기간 물가 평균을 전년도 같은 기간 물가 평균과 비교한 전년 누계비 기준이다.

 

전년 누계비 변동률은 올해 1월과 2월 3.6%에서 3월 3.8%, 4월 4.0%, 5월 4.3%, 6월 4.6%로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전월 대비 상승률로 보면 올해 1∼6월에 매달 0.6∼0.7%를 기록했다. 지난달은 0.5%로 소폭 둔화했다.

 

앞으로 남은 올해(8∼12월)에 전월 대비 상승률이 매달 0%를 기록한다면,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4.97%가 된다.

 

다만 물가가 전월과 같거나 하락하지 않는 이상,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를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 역시 올해 물가 상승률이 5%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에너지·식료품 등 공급측 요인으로 시작됐던 물가 상승세가 서비스 등 전방위로 확산해 고물가가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달에 작년 동월 대비 4.5% 올라 2009년 3월(4.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요 측 물가 압력으로 간주하는 개인 서비스의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올해 1월 1.20%포인트에서 7월 1.85%포인트로 커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달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16명이 예상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중간값 기준)였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도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에 대해 "5%를 넘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가을 즈음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6.3%(전년 동월 대비 기준)까지 치솟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10월 정점을 형성한 후 둔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최근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점이 이러한 예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에서 최근 9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재개되면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전월보다 하락하는 등 곡물 가격 안정도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근래 불거진 중국·대만과의 갈등은 공급망 차질과 국제 금융시장 불안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대만의 갈등이 미국·유럽 등의 서방국가와 중국·러시아 진영 간의 대립을 고조시켜 달러화 강세와 원화 약세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며 "수입 물가가 더 큰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불러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지켜봐야 할 변수로 꼽힌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월 말 또는 늦어도 10월 정도가 물가의 정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러시아 문제 등으로 다시 유가가 반등·폭등하거나 곡물, 공급망 수급의 애로가 현재 상태보다 훨씬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대외 요건을 전제로 드리는 말씀"이라고 언급했다.

 

대내적으로는 경제 주체들 사이에서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지고 있는 점도 물가를 위로 밀어 올리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3.9%)보다 0.8%포인트 오른 4.7%였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8년 이후 최고치일 뿐만 아니라 전월 대비 상승 폭도 최대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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