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리하락 유인 다분"...대출금리 인하 기대감 '솔솔'

등록 2023.03.17 08:00:00 수정 2023.03.17 08:00:03
이나라 기자 nrlee@youthdaily.co.kr

美 연준 베이비스텝 그칠 듯...한은, 기준금리 동결 명분 확보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시장에선 "금리인하 기대감 선반영"
2월 신규취급액 코픽스 3개월만에 무려 0.81%포인트 하락

 

【 청년일보 】 최근 SVB(실리콘밸리뱅크) 파산 사태와 코픽스 하락 등 국내·외 금리하락 이슈가 탄력을 받으면서 그 동안 고공행진을 달려오던 대출금리 인하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15일 보고서를 통해 예상치 못한 SVB사태로 인해 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기존 0.25%포인트에서 동결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BNP파리바도 14일(현지시간) 'SVB 파산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은 커졌다고 진단했다.

 

BNP파리바는 보고서에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를 고려하면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는지를 말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면서도 "현재로서 한국은행이 0.25%포인트 인상을 지연하거나 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당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21일~23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한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이었다. 하지만 SVB 사태로 미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덩달아 한국 역시 내달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SVB사태는 그 동안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은행의 재무구조 악화가 고객의 대규모 예금인출로 이어지면서 촉발됐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IT기업들에 몰리면서 SVB의 총 예금은 지난해에만 무려 86%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서 돈줄이 막힌 기술기업들의 예금인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SVB는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더욱이 SVB가 큰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는 대규모 예금 인출을 촉발했고, 결국 미 금융당국은 SVB 폐쇄를 결정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시장에서는 강도 높은 긴축을 이어오던 미 연준의 금융정책 기조 역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SVB 사태로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졌고, 연준의 최종금리 상단 기대가 낮아졌음을 감안했다"면서 "이는 지난주 파월 의장 발언으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0.5%포인트 인상과 최종금리 상단 5.75%를 예상했던 상황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SVB 파산 사태로 이달 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노무라증권은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는 역설적이게도 내달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동결로 하향 조절할 수 있는 명분이 되고 있으며, 나아가 대출금리 하락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으로 이어지고 있다. 

 

즉 기준금리 인상이 늦어지거나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은행채 금리 하락을 이끌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은행채 금리가 하락할 경우 이와 연동된 신용대출이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김 연구원은 "한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진 상황이므로 금융시장 불안 수준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와 금리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되는 정도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최근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 역시 대출금리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2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29%포인트 하락한 3.53%로 집계됐다. 신규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4.34%로 정점을 찍은 뒤 12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농협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SC제일은행·하나은행·기업은행·국민은행·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된다.

 

또한 코픽스는 은행이 실제로 취급한 예금과 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의 인상 혹은 인하를 반영하기 때문에 최근 은행채 금리 하락으로 향후 코픽스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1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가 4.34%를 기록한 후 3개월 만에 0.81%포인트가 하락하며 가파른 수신금리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낮아진 수신금리가 대출금리에 반영되며 대출금리 하락세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3월 기준금리 동결 역시 대출금리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은행권 관계자 역시 "금리 상승 이슈보다 하락 이슈가 더 많은 만큼, 대출금리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문제는 환율"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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