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청구간소화 논란...정부 "법적 문제없다"

등록 2023.09.15 08:57:08 수정 2023.09.15 08:59:22
김두환 기자 kdh7777@youthdaily.co.kr

청구 건수 연1억건...미청구 보험금 2천700여억원
법안 통과 지연시 '보험금 신속 지급' 지연 우려
소비자단체, '실손청구 간소화법' 조속 통과 촉구

 

【 청년일보 】국민 4천만명가량이 가입한 실손보험의 청구를 간소화해 편의를 도모하려는 법안이 국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금융소비자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5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 13일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사했으나 일부 이견이 있어 18일 전체 회의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이 개정안은 실손보험의 보험금 청구를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운영하도록 하고 가입자 요청에 따라 관련 서류를 보험회사에 전자적으로 전송하도록 하는 등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실손보험 청구를 하려면 보험 가입자가 직접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해 서류를 발급받고 이를 보험사에 제출하는 등 과정이 필요했으나 이를 간소화한 것이다.


정부는 이 개정안이 지난 6월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해 법사위로 올라가 입법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등 보건 의약계와 환자 단체 등이 법률 간 충돌, 환자 정보 유출 가능성 등을 제기하면서 반대해 법사위 통과가 미뤄졌다.


이들은 의료법 21조에서 '의사가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환자 진료기록 또는 조제 기록부를 열람케 하거나 사본을 주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돼 있다면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이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보건복지부와 법사위 수석 전문위원실도 정합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정신건강복지법은 의료법 21조에도 보호의무자의 열람 및 사본 발급이 가능하다고 규정돼있다. 보건복지부의 '진료기록 열람 및 사본 발급 업무 지침'에도 다른 법 규정에서 의료법 21조 적용을 배제하는 경우를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약사법에 따라 의약품 안전관리의 장이 환자의 기록 요청 시 의료기관은 의료법 위반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법제처의 해석도 있다.

 

이같은 논란을 떠나 현재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실손보험금을 제때 청구하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필요한 게 현실이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따르면 청구상 불편 등으로 보험 소비자들이 청구하지 않은 실손 보험금이 연평균 약 2천76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실손보험 가입자는 병원이나 약국을 방문해 서류를 발급받고 제출하는 과정 등 청구가 번거로워 일부 금액을 청구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현재 실손보험 가입자는 3천997만명이며 연간 청구 건수는 1억건에 이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어 보험금 청구를 간편하게 하고 신속하게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기약이 없다"면서 "내년에 각종 선거 이벤트가 많아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이뤄지길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실손보험청구화법의 법사위 통과가 좌절되자 금융소비자연맹, 소비자와함께 등 8개 단체가 연합한 소비자단체협의체는 지난 14일 국회소통관에서 이 법안을 발의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과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서에서 "소비자들이 실손보험을 가입하는 이유는 실손보험을 통해 비급여 의료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서고 여기에는 실손보험과 관련된 서비스의 편익도 포함된 것"이라며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특정 이해기관들의 이익적 측면이 아니라 오로지 3997만 명 실손보험 가입 소비자의 편익 제고와 권익증진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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