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대 뉴스-IT·게임] '집게 손' 논란에 게임사들 '끌탕'…'IP' 둘러싼 법적 공방 "승자는 없었다" 外

등록 2023.12.26 08:00:00 수정 2023.12.26 08:00:14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 청년일보 】 올해 게임업계는 특정 게임 홍보 영상에 남성 혐오를 뜻하는 손모양이 들어갔다는 네티즌들의 의혹 제기로 시작된 '집게 손' 논란에 시끌시끌했다. 이 사태로 인해 게임사들은 영상 검수 작업으로 인해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


아울러 나날이 커져가는 IP의 중요성에 표절 의혹과 기술 유출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다만, 이렇듯 침체된 상황에서도 국내 게임사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 '집게 손' 논란에 '혐오 동조'까지…밤새 잠 못 든 게임사들 '끌탕'


올해 한 해를 이용자와의 소통을 앞세워 발 빠르게 달려온 게임업계가 '집게 손' 사태로 홍역을 치렀다.


이 사태의 발단은 지난달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뿌리'가 국내 게임업계 선두를 달리는 넥슨을 비롯해 여러 게임사에 납품한 게임 홍보 영상을 두고 일부 네티즌이 "남성 혐오를 상징하는 손 모양이 들어갔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러한 의혹이 불거지자 넥슨은 문제의 동영상을 비공개 처리했고, 이러한 처리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는 '혐오 동조'라며 게임사를 비판했다.


특히 한국여성민우회를 비롯해 시민단체연대회의, 민주노총 등은 넥슨 사옥 앞을 찾아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넥슨이 "억지 논란에 굴복했다"며 "시대착오적이고 반민주적인 혐오 몰이에 동조를 멈추고 엎드려 사죄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넥슨 직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민주노총 화섬노조 산하 넥슨지회는 조합원 공지를 통해 "콘텐츠 검수는 일의 영역이고, 의도를 가졌느냐 그렇지 않으냐를 떠나 이용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수정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고 반발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넥슨뿐만 아니라, 해당 문제의 영상을 제작한 스튜디오 뿌리에 외주를 준 다른 게임사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역시 관련 영상들을 비공개 처리하고, 검수 작업으로 인해 뜬 눈으로 밤을 지샌 것으로 전해졌다.


◆ 핵심 기술 무단 반출(?)…'IP' 둘러싼 법적 공방


IP의 중요성이 나날이 강조되고 있다. 올해 게임업계는 IP는 물론, 표절 의혹과 기술 유출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먼저,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고 엑스엘게임즈에서 개발한 '아키에이지 워'를 두고 엔씨소프트가 자사의 '리니지M'의 시스템과 콘테츠 다수를 모방했다며 법정 대응에 나섰고, 카카오게임즈 측에선 입장문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업계에선 해당 소송전을 두고 양측 모두에게 득이 될 게 없는 '양패구상' 구도로 흘러갔다고 평가했다. 어느 쪽이든 얻는 것보단 잃을 게 많다는 것이다.


또, 저작권 침해와 관련해 그동안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법원의 판례를 보면, 엔씨소프트의 주장이 힘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양측 모두 이미지 훼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서 '표절회사'라고 비아냥대기도 했으며, 의혹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모습으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감내해야 했다.


아울러 아이언메이스가 선보인 '다크앤다커'를 두고 넥슨이 퇴사한 개발자들이 자사 미출시 프로젝트를 무단으로 반출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내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현재 '다크앤다커'의 판권은 크래프톤이 가지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8월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의 IP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도 넷마블과 마상소프트도 갈등을 빚고 있다. 마상소프트는 넷마블의 '세븐나이츠'를 두고 자사 'DK온라인'의 데이터를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넷마블의 손을 들어줬고, 마상소프트는 이에 항소했다.


◆ 게임업계 "새로운 가능성 모색"…'신성장 동력' 발굴로 '분주'


게임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국내 게임사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적으로 넥슨은 게임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MINTROCKET)의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신작 인디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DAVE THE DIVER)'를 선보였고, 네오위즈는 라운드 8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콘솔게임 'P의 거짓'을 내놓는 등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특히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지난달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과 함께 무려 6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으며, 넥슨의 '데이브 더 다이버'는 같은 행사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키우기', '신의탑: 새로운 세계', '그랜드크로스: 에이지오브타이탄' 등 연이은 신작 출시를, 컴투스의 자회사 컴투스로카는 VR(Virtual Reality) 게임 '다크스워드: 배틀 이터니티'를 글로벌 게임 플랫폼인 스팀에 선보였다.


이 밖에도 엔씨소프트는 출시 전부터 이용자들과 소통, 다양한 피드백을 반영해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 TL)를 공개했으며, 위메이드는 언리얼 엔진 5를 기반으로 최신 기술력을 집대성한 '나이트 크로우'를 시장에 내놓았다.


◆ 이용자-게임사 '소통' 행보…게임업계, 이미지 변신 성공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쓰론 앤 리버티(TL)', '서머너즈 워', '검은사막', '로스크아크' 등 각양각색의 게임과 이를 서비스하는 게임사들이 그간 덧씌워진 '불통'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이용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추진하며 최근 몇 년 사이 이미지 쇄신에 성공한 모습이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신작 MMORPG 'TL'의 출시를 앞두고 사전 테스트를 진행, 이용자 피드백을 수렴해 정식 출시에 맞춰 새로운 게임으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자동 사냥'을 삭제해 '손맛'을 살리고, 확률형 아이템을 배제한 수익모델(BM) 등이 이용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용자와 꾸준한 소통을 이어온 '로스트아크'도 빼놓을 수 없다. 해당 게임의 개발사 스마일게이트RPG는 정기적인 행사를 통해 이용자와의 소통을 이어갔다. '빛강선'이라고까지 불리는 금강선 디렉터는 매년 열리는 오프라인 쇼케이스 현장에 직접 방문했으며, 업데이트 소식을 온라인 방송을 통해 전하기도, 이용자 피드백을 적극 수렴하기도 했다.


이용자와의 소통을 통해 민심을 회복한 게임사도 있다. 넥슨은 지난 2021년 자사 MMORPG '메이플스토리'에서 아이템 확률 조작 논란이 터지자 각종 라이브 방송과 보상을 진행하며 이용자 의견을 청취했고, 이를 통해 민심을 회복했다. 특히 최근에는 '던전앤파이터'의 다큐멘터리 영상을 공개하는 등 게임 내 서비스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에게 더욱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 가상자산 상승세에 국내 게임사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 '활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상승세가 이어지자 '블록체인' 사업을 펼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 '크립토 윈터'를 외치며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게임업계에서 블록체인 선두주자인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메인넷 '위믹스3.0'을 기반으로 블록체인 게이밍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한국 게임사 최초로 두바이국제금융센터(Dubai International Financial Centre, 이하 DIFC)의 '이노베이션허브(Innovation Hub)'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코인원부터 시작해 코빗과 빗썸은 위메이드의 위믹스를 재상장했으며, 고팍스에는 신규 상장하기도 했다.


넷마블 블록체인 전문회사 마브렉스(MARBLEX)도 글로벌 10대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겟(Bitget)에 MBX 토큰을 상장했다. 이를 통해 '마블러십' 기반 신규 대체불가토큰(NFT) 컬렉션 2종을 출시할 예정이다.


컴투스홀딩스가 참여하는 엑스플라도 구미, 카보네이티드, 카도 등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과 가상자산 신뢰 확보, 협력 강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또, 네오위즈홀딩스 블록체인 자회사 네오핀은 아랍에미리트(UAE) 소재 게임 인프라 스트럭처 기업 '프로젝트 시드를 비롯해 티커 캐피탈, 세븐라인랩스, 카나랩스, 서치파이, 팔라 등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과 파트너십 확대에 집중했다.

 

 

◆ "4일간 20만명 다녀갔다"…역대 최대 규모 '지스타 2023'


게임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도 많은 이들의 이목을 모았다.


올해로 19회 째를 맞이한 '지스타 2023'은 42개국, 1천37개사가 참여하며 전년(2천947부스) 대비 12.9% 확대된 3천328부스로 개최돼 역대 최대 성과를 기록하게 됐다. 이에 BTC관은 벡스코 제1전시장과 제2전시장 1층 전체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야외 전시의 규모도 대폭 확대했으며, BTB관도 벡스코 제2전시장 3층으로 옮기고 전년(847부스)보다 확대된 896부스 규모로 마련했다.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이를 예상했다는 듯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일반 참관객 입장권에 대해 100% 사전 예매 방식을 도입했고, 초대권 역시 현장 등록이 아닌 사전 온라인 등록을 통해서만 사용 가능했다. 또한 보안 규정도 강화했다. 안전에 위협이 되는 소지품의 반입은 금지하고, 보안 인력의 배치를 확대했다.


'지스타 2023'에서는 다양한 게임사가 각양각색의 게임을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참관객들을 대상으로 다채로운 이벤트도 함께 진행됐다. 특히 올해에는 부대 행사 '지스타 서브컬쳐 게임 페스티벌'이 처음으로 도입되기도 했다.


◆ 사후관리 미흡 게관위, 대마 게임 방치에 비위 논란도


정식 라이선스가 있는데도 버젓이 주요 앱 마켓에 올라온 짝퉁 게임을 잡지 못해 사후관리 미흡 논란을 일으켰던 게임물관리위원회(게관위)가 대마(Weed) 재배 게임도 방치해 논란이 일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국내 구글플레이 및 애플 앱스토어 등 주요 앱 마켓에서 대마 재배 및 육성, 판매를 다루는 모바일 게임 수십 종이 청소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해당 게임들의 이용등급은 17세 이상, 15세 이상 등으로 다양하게 분류돼 있어, 중·고등학생도 다운로드가 가능해 모방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된다.


이 밖에 자체등급지원팀 주도로 별도 모니터링단을 운영해왔던 게관위가 사실상 이들 대마 재배 게임을 방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 '게임 사전심의 폐지' 청원 보류…21대 국회 통과 불투명


게관위의 게임 유통 전 사전심의 제도를 폐지해 달라는 입법청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며 내년까지 계류될 전망이다.


국회 문체위는 지난 13일 청원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게임물 등급 분류제도 폐지 및 게임물 심의의 민간 이양'과 관련한 청원 2건의 본회의 부의 여부에 대해 '계속심사' 결론을 내렸다.


계속심사는 안건에 대한 소위원회 의결 없이 다음 회의에서 심사를 계속하는 것으로, 사실상 보류 결정이다.


문체위는 사전심의 폐지 청원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으나, 임기 내 통과 가능성은 불투명해졌다.


21대 국회 임기 만료가 반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충분히 이해관계자 입장을 청취하고 입법안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현행 게임산업법상 사전 등급 분류를 받지 않은 게임물을 서비스하는 것은 '불법 게임물 유통'에 해당한다.


국내에도 2017년 민간 사업자의 자체등급분류제도가 도입됐으나, 청소년 이용 불가 게임이나 오락실용 아케이드 게임은 의무적으로 게임위 등급 분류를 받아야 해 '반쪽짜리 자율심의'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 3대 게임쇼 'E3' 폐지…"2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세계 3대 게임쇼인 '일렉트로닉 엔터테인먼트 엑스포(Electronic Entertainment Expo, E3)'가 2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난 12일(현지시간) 'E3'을 주관하는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어소시에이션(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 ESA)는 공식 X(구 트위터)를 통해 "E3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SA는 게시글 통해 "비디오 게임 산업의 중심 쇼케이스 역할을 한 지 20년 이상이 지난 후, ESA는 E3를 끝내기로 결정했다"며 "ESA는 여전히 ESA 회원사와 매일 긍정적인 문화적, 경제적 영향을 부채질하는 산업 인력을 옹호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E3는 지난 1995년부터 매년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 LA)에서 개최됐던 게임쇼다. 일본의 도쿄 게임쇼(Tokyo Game Show, TGS), 독일의 게임스컴(GamesCome)과 함께 세계 3대 게임쇼로 불렸던 행사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등으로 행사의 위상이 줄어듬과 함께 연이은 개최 취소, 대형 게임사들의 자체 쇼케이스를 개최하는 사례가 느는 추세에 있는 것이 이번 E3 폐지 선언의 이유로 풀이된다.


◆ 생성형 AI 패권경쟁…'하이퍼클로바X', 구글·MS 대항마로 출격


올해 IT업계에선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각종 AI 검색 기술이 탄생하면서 추론이나 복잡한 과업 수행, 글쓰기 등 AI가 대신해주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미국의 AI 개발사인 오픈AI가 대화형 AI 서비스 '챗GPT'를 처음 선보인 이후 빅테크 기업간 생성형 AI 패권경쟁이 격화된 모습니다.


우리나라도 소위 '한국형 초거대 AI'를 개발해 미래 유망 먹거리 사업으로 키워야한다는 목소리가 줄이어 나왔다.  


이에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최근 차세대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며 오픈 AI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5년 간 AI 분야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선보이는 생성형 AI인 만큼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건 물론 글로벌 대표적 빅테크 기업 구글, MS 등에 대응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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