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 대선 출구조사 득표율 87%…스탈린 넘어 '종신집권'

등록 2024.03.18 08:55:27 수정 2024.03.18 09:04:21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4명의 후보 중 가장 높은 득표율로 선두…사실상 5선 확정
집권 기간 29년 '스탈린' 넘어 30년…'대관식' 5월 7일 전망

 

【 청년일보 】 블라디미르 푸틴(71) 러시아 대통령이 올해 러시아 대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로써 푸틴 대통령은 사실상 5선을 확정하며 종신집권의 길에 들어섰다.


러시아 여론조사센터 브치옴(VTsIOM)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 대선 출구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이 4명의 후보 중 가장 높은 87%의 득표율로 선두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다른 여론조사 기관 폼(FOM)은 출구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이 87.8%로 나타났다.


이들 여론조사 기관은 러시아 최서단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의 투표가 마감된 직후(모스크바 시각 오후 9시)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러시아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푸틴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한 상황이다. 선관위는 개표가 40% 진행된 상태에서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이 87.634%로 선두라고 밝혔으며, 또한 모스크바 시각 오후 6시 기준 전국 투표율은 74.2%라고 설명했다.


최종 개표 결과에서도 80%대 득표율이 나온다면, 러시아 대선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게 된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18년 푸틴 대통령이 기록한 76.7%다.


브치옴 출구조사에서 푸틴 외 다른 후보 3명의 득표율은 러시아연방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 4.6%, 새로운사람들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4.2%, 러시아자유민주당 레오니트 슬루츠키 3%로 나타났다. 무효표 비율은 1.2%다.


폼 조사에서는 하리토노프 4.7%, 다반코프 3.6%, 슬루츠키 2.5%의 득표율이 나왔으며, 무효표 비율은 1.4%다. 응답을 거부한 유권자 비율은 36.5%에 달했다.


러시아 대선은 15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2000년, 2004년, 2012년, 2018년에 이어 대통령 선거에서 다시 한 번 승리한 푸틴 대통령은 2030년까지 6년간의 5번째 연임의 길을 열었다.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의 29년 집권 기간을 넘어 30년간 러시아를 통치하게 되는 것이다.


1999년 12월 31일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퇴진 이후 대행으로 취임한 푸틴 대통령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총리로 임기를 보냈으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으로 세워 실질적인 통치를 유지했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개헌을 통해 2030년 대선에 출마할 수 있게 돼, 이론적으로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푸틴 대통령은 18세기 여왕 예카테리나 2세의 재위 기간인 34년을 넘어선다. 러시아제국 초대 차르 피터 대제(43년 재위)만이 푸틴보다 오랫동안 러시아를 통치한 인물로 남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압도적인 지지를 재확인하여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의 정당성을 확보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푸틴 5.0' 시대에서는 추가 징집 및 특별군사작전 정책이 강화되고 서방국가들과의 대립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선관위는 러시아가 '새 영토'로 부르는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개표가 완료됐으며, 도네츠크는 95.23%, 루한스크는 94.12%, 자포리자는 92.83%, 헤르손은 88.12%의 지지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권위주의적인 통치 스타일로 알려져 있으며, 이번 대선에서도 상당한 저항을 받았다. 선거 첫날에는 곳곳에서 투표함에 녹색 액체를 쏟거나 투표소를 방화하는 사건들이 발생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과 접경지 침투 시도도 이어졌다.


마지막 날인 이날 정오에는 지난달 옥중 사망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지지자들이 주도한 '푸틴에 맞서는 정오' 시위가 열렸다.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비밀투표를 보장할 수 없는 투명한 투표함이 동원됐고, 국제적으로 러시아 영토로 인정받지 못하는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4개 지역에서도 투표가 시행된 것이 그 이유로 지적됐다.


한편 야당 인사들이 특별군사작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이번 대선은 사실상 '결과가 이미 정해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러시아 대선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사흘 동안의 투표가 이루어지고 온라인 투표가 도입되었으나, 이러한 변화가 공정한 선거 관리를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대선이 민주주의를 모방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 대선을 "명백히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평가하며,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푸틴을 권력에 굶주린 독재자로 규정하며 "영원한 통치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의 예상 득표율이 높은 점에 대해 나발니의 최측근 레오니트 볼코프는 "현실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낙선이 확정된 후보들은 일찍부터 푸틴의 승리를 인정했다. 유력한 2위 후보인 하리토노프는 "우리는 선거 기간 동안 정직하고 성실하게 노력했다"고 밝히며, 다반코프는 "승자는 푸틴에게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종신집권에 나서는 '대관식'적인 취임식은 오는 5월 7일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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