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 쇼크' 현실화…국내 자동차·반도체 업계 "급랭"

등록 2025.02.13 08:00:01 수정 2025.02.13 08:00:06
이창현 기자 chlee3166@youthdaily.co.kr

트럼프, 수출 '쌍두마차' 자동차·반도체 관세 부과 시사…업계 '당혹감'

 

【 청년일보 】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달부터 자국으로 수입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어 우리의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반도체 등에도 관세 부과를 검토한다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국내 산업계 안팎에선 긴장감의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해당 품목들은 대미(對美)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양대 핵심 수출품목인 자동차·반도체 마저 관세 부과가 현실화 될 경우 적잖은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며 업계들은 향후 트럼프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한국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며, 이에 따라 한국이 2018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철강에 적용받던 기존 면세 쿼터는 폐기된다. 이번에 발표된 새 관세는 내달 12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에 대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오늘 단순화한다"면서 "예외나 면제 없이 모든 알루미늄과, 모든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알루미늄에 이어 핵심 산업 부문 관세 부과 조치를 내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자동차, 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도 검토 중"이라면서 추가 관세 부과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발(發) 관세 폭탄의 다음 타깃인 자동차·반도체 업계에선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 

 

자동차업계는 자동차가 추가 품목으로 지정될 경우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 등 국내 기업들의 자동차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자칫 판매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 '전전긍긍'하고 있다. 
 

다만, 한국이 미국의 자동차 관세를 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은 미국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한 반면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만 부과하고 있다"며 자동차 관세의 첫 타깃이 유럽이 될 것임을 명확히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대표 완성차업체인 GM의 한국 생산기지인 한국GM이 미국에 연간 41만대 가량을 수출하는 만큼 한국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에 이어 국내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 업계도 이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도체는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현재 회원국 간에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WTO 회원국 간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품목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 협정에 반해 미국에 들어오는 반도체에 관세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전자제품, 자동차, 로봇 등 다양한 품목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반도체에 세금을 매길 경우 가격 인상, 수요 침체 등의 우려가 나온다.

 

또한 반도체는 자동차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 주력 수출 품목이기 때문에 관세가 부과되면 대미 수출에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에선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빅테크 기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지나친 확대 해석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대체재가 없는 한국 메모리 업체들의 높은 점유율로 볼 때 한국 메모리의 수요처는 대부분 미국 빅테크 업체들인데, 빅테크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고율의 관세를 함부로 부과할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석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는 "수요처가 대부분 미국 빅테크 업체인 점을 감안했을 때 트럼프 입장에서도 부담이 클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폭이라도 인상해 압박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하며 미국에 공장을 더 지으라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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