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접종.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521/art_17480561111219_b7ed24.png)
【 청년일보 】 매년 5월 셋째 주는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지정한 '자궁경부암 예방 주간'이다. 자궁경부암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0년 시작된 이 캠페인은 올해로 15년째를 맞았다.
24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신규 발생자 수는 2018년 3천583명에서 2022년 3천174명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조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7.0명에서 6.2명으로 줄었다.
이 같은 수치는 조기 검진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접종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현행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은 여전히 여아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보다 포괄적이고 적극적인 예방 전략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HPV는 남녀 모두에게 성관계를 통해 감염될 수 있으며, 자궁경부암 외에도 항문암, 질암, 구강암, 생식기 사마귀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은 여성암 중 네 번째로 흔한 암으로, 99.7%는 HPV 감염이 원인이다. 2022년 기준 약 66만명의 신규 자궁경부암 환자가 발생했고, 약 35만명이 사망했다. 이 바이러스는 1972년 독일의 하랄드 추어 하우젠 박사에 의해 암과의 연관성이 밝혀졌고, 2006년 세계 최초의 HPV 백신이 개발되면서 백신을 통한 암 예방 시대가 열렸다.
호주는 2007년 세계 최초로 국가 차원의 HPV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 결과, HPV 감염률은 도입 전 대비 77% 감소했고, 2020년 자궁경부암 신규 진단 건수는 982건, 인구 10만명당 7.6건으로 크게 줄었다. 호주 정부는 오는 2035년까지 자궁경부암 퇴치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은 2008년부터 여학생, 2019년부터는 남학생에게도 HPV 백신을 무료 접종하고 있다. 해당 연령대(12~13세)에 백신을 맞은 여성 청소년의 HPV 16·18형 감염률은 2% 미만으로, 접종 이전의 15% 대비 10년 만에 87%나 낮아졌다.
이 외에도 캐나다, 스웨덴 등 복수의 국가는 남녀 공동 백신 접종과 HPV 검진을 통해 향후 20년 내 자궁경부암 퇴치를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한국의 현실은 정반대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3년 초·중학교 입학생 예방접종 확인 사업에 따르면, 2011년생 여아의 1차 접종 완료율은 79.2%에 달했지만, 남아는 0.2%에 그쳤다. 호주의 남아 접종률이 78%임을 고려하면, 한국과는 390배에 가까운 격차가 있다.
이에 따라 현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삼고도 시행되지 못한 NIP 대상 확대가 차기 정부에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대 대선에서 여야 후보는 HPV 등 질병 예방에 대한 보장성 강화를 한 목소리로 약속했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