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라면값 발언 이후...라면3사 중 삼양식품만 "오름세"

등록 2025.06.17 08:00:00 수정 2025.06.17 08:00:06
신현숙 기자 shs@youthdaily.co.kr

이 대통령 발언 후 라면값 논란 촉발…정부, 물가 점검 돌입
농심·오뚜기 주가 하락세 지속…내수 의존 구조가 부담 작용
삼양식품, 수출 확대 힘입어 실적 견조…주가 120만원 돌파
업계 “라면값 과도하게 비싸단 인식…시장 왜곡 우려 커져”

 

【 청년일보 】 라면 한 개 가격이 2천원에 달한다는 대통령의 발언 이후, 정부가 식품업계와 물가 점검에 본격 착수하면서 라면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 이후 내수 비중이 높은 주요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 오인 가능성과 정부의 압박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농심의 주가는 지난 13일 대비 1.15%(4천500원)오른 39만6천500원이었다. 같은 기준 오뚜기는 0.25%(1천원) 내린 39만4천원을, 삼양식품은 6.94%(8만3천원) 오른 127만9천원을 각각 기록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라면 한 개에 2천원(도) 한다는데 진짜인가”라고 발언했다.

 

이후 13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한국식품산업협회, 외식·프랜차이즈업계, 소비자단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등과 함께 비공개 물가 점검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정부가 식품업계를 상대로 본격적인 가격 점검에 나섰다.

 

◆ 라면값 발언 이후 농심·오뚜기 주가 하락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농심의 주가는 하락세를 보여왔다. 지난 9일 종가는 전일 대비 1만9천500원 하락한 40만1천원을 기록했고, 12일을 기점으로 30만원대로 떨어졌다.

 

농심은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57.1%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점유율은 2023년 56%, 지난해 56.3%로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이다.

 

농심은 올해 1분기 매출 8천930억원, 영업이익 561억원, 당기순이익 52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3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63%, 1.69% 감소했다. 이 기간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약 38%에 그쳐, 내수 비중이 여전히 높은 구조다.

 

 

오뚜기 역시 지난 9일 40만4천원을 기록했으나, 12일을 기점으로 30만원대로 떨어졌다.

 

1분기 오뚜기의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9천208억원, 575억원, 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2%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1.4%, 31.5% 감소했다.

 

이 기간 해외 매출 비중은 10.9%로, 지난해 같은 기간(9.6%)보다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내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라면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의 내수 의존도가 높은 만큼, 추후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이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선반영되며 주가 하락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 수출 중심 삼양식품, 실적·주가 동반 상승

 

반면 삼양식품은 라면업계 내에서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16일 주가는 100만원을 돌파한 뒤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일 장중에는 52주 신고가(128만3천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1분기 삼양식품은 매출액 5천290억원, 영업이익 1천340억원, 당기순이익 9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2%, 67.3%, 48.9%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모든 수출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수출 실적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중이며, 지난해 전체 매출 1조7천280억원 중 77%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이처럼 라면 3사의 수출 전략과 수익 구조는 향후 라면업계 전반의 실적과 주가 흐름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멀티플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해외 성장 구조의 질적 완성도’가 핵심”이라며 “수출 또는 현지 사업이 얼마나 높은 수익성으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라면업계는 최근 이 대통령의 '라면값 2천원' 발언 이후 가격에 대한 오해가 확산될 조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이나 특색 있는 일부 제품이 2천원을 넘는 경우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신라면, 진라면, 불닭볶음면 등은 1천원 안팎”이라며 “소비자들이 전체 라면 가격이 급등했다고 인식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식품업계가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의 타깃이 된 듯한 분위기도 있어, 업계 전반이 약간의 경계심을 갖고 있다”며 “정확한 시장 실태에 기반한 가격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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