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가 ’롯데 인디아’(LOTTE India) 하리아나 공장 내 롯데 초코파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롯데웰푸드]](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625/art_17501459497311_5dd569.jpg)
【 청년일보 】 K-푸드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진 인도 시장에서 국내 식품기업들이 각기 다른 전략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현지 기업 인수와 브랜드 통합 등을 통한 '운영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오리온은 현지 생산과 마케팅을 직접 주도하는 '정공법'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인도라는 거대한 시장을 겨냥한 포석이지만, 공략방식은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이들 기업 모두 인도를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삼았지만, 접근 방식에서는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 ‘세계 1위 인구·고성장’ 인도, K푸드 신시장 부상
18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 세계 인구는 82억3천161만명으로 이 중 인도가 14억6천386만명을 기록하며 세계 1위에 올랐다.
인도는 2022년부터 국내총생산(GDP)이 연평균 7%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러한 고성장 기조가 2029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인도의 GDP는 약 3조9천400억달러로 집계됐으며, 오는 2027년에는 일본과 독일을 제치고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K-푸드 수출도 함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대(對)인도 식품 수출액은 1천164만달러(약 158억원)로 전년 대비 40.9% 늘었다.
식품과 뷰티를 중심으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현지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국내 식품업계 역시 인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롯데웰푸드와 오리온이다.
◆ 인수합병으로 성장 가속하는 롯데…‘원 인디아’ 전략 본격화
롯데웰푸드는 인도 시장에서 기존 현지 기업을 인수한 뒤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제과와 빙과사업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외형 성장과 운영 효율화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2004년 인도 제과업체 ‘패리스’를 인수해 ‘롯데 인디아’를 출범시킨 데 이어, 2017년에는 인도 서부 최대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브모어’를 인수하며 시장 입지를 더욱 강화했다.
이후 푸네와 하리아나 지역에 각각 빙과와 제과 생산기지를 설립하며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최근에는 롯데 인디아와 하브모어를 하나로 묶는 ‘원 인디아(ONE INDIA)’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양사는 조만간 단일 법인으로 통합될 예정이다. 롯데 인디아가 하브모어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며, 하브모어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생산과 물류 효율화는 물론 브랜드 간 시너지까지 기대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건과와 빙과 법인 간의 합병은 3분기 중 마무리할 예정”이라며 “하반기에는 하리아나 공장에서 해외 최초로 빼빼로 현지 생산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 고속철도 기내식으로 롯데 초코파이가 제공되고 있다. [사진=롯데웰푸드]](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625/art_17501459479398_ef1892.jpg)
이들 법인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롯데 인디아와 하브모어는 각각 1천176억원, 1천729억원의 매출을 올려 합산 2천9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1천169억원) 대비 약 2.5배 성장한 수치다.
특히 롯데 초코파이는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 70%를 기록하며 연 750억원 이상 매출을 거두는 대표적인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회사는 '롯데 초코파이' 마시멜로에 사용되는 동물성 젤라틴을 식물성 원료로 대체해 채식주의용 초코파이를 개발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통해 인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푸네지역의 신공장에서는 하브모어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4% 증가한 461억원을 기록했으며, 2028년까지 생산라인을 현재 9개에서 16개로 증설할 계획이다.
또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크런치바’는 출시 3개월 만에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빠르게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하브모어가 서부 지역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현지법인인 만큼, 서부 생산시설 투자를 기반으로 판매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인도는 더운 기후 탓에 빙과 성수기가 국내보다 이른 편으로, 올해 2월 푸네 신공장을 본격 가동해 생산 능력을 확대했다”며 “신공장에서 선보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크런치바’도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 오리온, 직접 생산·마케팅 주도…'정공법'으로 인도 공략
오리온은 인도 시장을 글로벌 사업의 신성장동력으로 보고, 직접 생산과 마케팅을 펼치는 정공법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앞서 성공적으로 진행됐던 중국, 베트남, 러시아 법인의 안정적 성장에 더해, 인도에서는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제조-유통-브랜딩’ 삼박자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라자스탄주에 생산공장을 설립한 오리온은 현지 파트너사 만 벤처스(MAN Ventures)와 함께 초코파이 생산을 시작했다.
제조는 파트너가 담당하지만, 품질관리와 영업, 마케팅 등은 오리온이 직접 운영한다는 점에서 '직진출’ 형태를 띠고 있다.
오리온은 현지 소비자 특성을 반영한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 식문화를 고려해 식물성 마시멜로우를 활용한 ‘채식 초코파이’를 시작으로, 딸기(2021년), 망고(2022년), 오렌지(2023년), 코코넛(2024년) 맛 등 지역 특화 시리즈를 잇달아 출시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만의 차별화된 제품으로 인도시장을 공략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오리온 인도법인 공장. [사진=오리온]](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625/art_17501459469085_9fedff.jpg)
올 1분기 인도 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672억원을 기록했다.
인도 내 초코파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생산라인도 확장 중이며, 초코파이 외에도 김치맛·불닭맛 등 K-푸드 감성을 담은 K-스낵 시리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판매 제품은 초코파이 5종, K-스낵 3종, 쌀과자 ‘오라이스’, 카스타드 제품 ‘쿠스타스’ 등이다.
진출 초기인 만큼, 북동부 지역 중심의 유통망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인도는 인구 14억명의 초대형 시장이지만 지역 간 문화와 유통 인프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특정 지역에 집중해 시장 반응을 검증한 뒤 점진적으로 판매지역을 확대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리온은 이 지역을 교두보 삼아 인도 전역으로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해도 글로벌연구소를 중심으로 현지에 맞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북동부 중심으로 판매 채널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