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626/art_17506357554441_e91b43.jpg)
【 청년일보 】 물가 부담이 소비자 체감에 깊게 스며든 가운데, 유통업계가 초저가 전략인 ‘가격 역설계’ 방식에 주력하고 있다. 상품기획 초기 단계에서 판매 가격을 먼저 설정하고, 그에 맞춰 제조원가와 마진을 조정하는 전략이다.
고정된 마진 구조보다 판매량 확대와 시장 점유율 확보에 방점을 둔 방식으로, 불황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채택되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마트는 5천980원짜리 ‘저스트 포 하이볼’ 위스키를 출시했다. 일반 위스키 대비 파격적인 가격으로, 유리병 대신 페트병을 사용하고 하이볼 전용으로 구성해 원가 절감을 실현했다. 잔당 가격은 800원 이하 수준이다.
이마트가 지난 4월 출시한 4천950원 스킨케어 라인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도 동일한 전략이다. 포장 단순화, 광고비 축소 등으로 가격을 낮췄으며, 2개월 만에 3만2천여개가 판매돼 전체 스킨케어 매출을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노브랜드에서는 처음으로 3만원 미만의 운동화를 출시했다. 기능성을 줄이고 통기성 중심의 여름용 신발로 설계했으며, 가격 거부감이 적은 선에서 기획이 이뤄졌다.
롯데마트는 먹거리 부문에서 가격 역설계를 집중 도입 중이다. 1천원짜리 PB 두부·콩나물(300g)과 3~4천원대 균일가 즉석조리식품 ‘요리하다 월드뷔페’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대량 매입과 간편 조리 방식 도입으로 제조비용을 낮추고, 고객 유입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이랜드킴스클럽의 ‘델리 바이 애슐리’는 가격 역설계 기반의 대표 밀리언셀러 상품이다. 애슐리 퀸즈 뷔페 메뉴를 기반으로 구성된 이 제품군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500만개가 팔렸다. 현재는 하루 평균 2만5천개 수준으로 판매량이 확대됐으며, 전체 매장 방문객 증가에도 기여하고 있다.
편의점업계도 초저가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CU는 880원 육개장, 990원 가공식품, 2천900원 캡슐커피(10개입) 등 다양한 가격역설계 상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유통업계는 고물가 국면에서 가격 저항선 이하 제품을 통해 고객 유입을 유도하고, 구매 연계 효과까지 노리는 다중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 청년일보=신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