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코스피와코스닥,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834/art_17555802979332_db83ad.jpg)
【 청년일보 】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들이 110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금융권이 실적을 지탱하면서 전체적인 수익성은 개선된 모습이다.
다만, 흑자 기업 수는 줄어들고 코스닥 시장의 순이익이 급감하는 등 구조적 불안 요인도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실적이 상반기보다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기업 성적표를 좌우할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19일 한국거래소·한국상장회사협의회·코스닥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636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천522조4천6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0조4천1억원으로 8.01% 늘었고, 순이익은 91조2천453억원으로 14.71% 올랐다.
영업이익률은 7.25%, 순이익률은 5.99%로 각각 0.19%포인트, 0.50%포인트 개선됐다. 특히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16.3%, 순이익은 23.8% 증가해 전반적인 저변 확대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분기별 흐름을 보면 2분기 매출은 1분기 대비 0.82%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37%, 23.12% 감소했다.
코스닥 1천207개 상장사의 상반기 연결 매출액은 141조1천4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5조6천685억원으로 1.76% 늘었다. 하지만 순이익은 2조5천531억원으로 무려 35.8%나 감소했다. 영업이익률(4.02%)과 순이익률(1.81%)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18%포인트, 1.18%포인트 낮아졌다.
부채비율은 상반기 말 기준 111.61%로 지난해 말보다 6.19%포인트 높아졌다. 순이익 흑자 기업은 644곳으로 1년 전보다 95곳 줄었고, 적자 기업은 같은 폭 늘었다.
코스피 20개 업종 중 전기·가스(74.9%), 제약(58.9%), 건설(33.8%), 의료·정밀기기(29.3%) 등 11개 업종이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반면 종이·목재(-68.4%)와 비금속(-60.8%) 등 9개 업종은 줄었다. 부동산업종은 적자로 전환했다.
금융업은 영업이익이 30조2천765억원으로 0.06%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24조546억원으로 7.75%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금융지주 14조원, 보험 5조4천억원, 증권 2조7천억원, 은행 1조5천억원 순이었다. 특히 증권업은 30% 넘는 순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코스닥은 제약(189.8%), 일반 서비스(180.6%) 등 13개 업종이 증가세를 보였으나, 섬유·의류(-70.5%), 부동산(-69.9%) 등 10개 업종은 뚜렷한 감소세였다.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부채비율은 110.6%로 지난해 말보다 1.41%포인트 낮아졌다. 그러나 흑자 기업 수는 488곳으로, 1년 전보다 16곳 줄었다. 적자 기업은 148곳으로 같은 기간 16곳 늘었다.
반면 코스닥은 부채비율이 상승했고, 흑자 기업 수는 크게 감소했다. 실적 양극화가 두드러진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오히려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금융권 실적 안정이 하방을 지지할 것이란 이유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절대적으로 반도체가 중심을 잡아줄 것이고, 은행 실적도 안정적이라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이라며 "다만 자동차는 상반기 부진했지만 회복세가 관세 충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 역시 "하반기 실적은 증액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철강·알루미늄 등 관세 품목이 늘어나고 있어 실제 충격이 기업 실적에 반영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 전망은 의견이 갈렸다. 김동원 본부장은 "달러 약세가 시작되면 신흥국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는 흐름이 나타난다"며 "하반기 국내 증시도 외국인 매수세로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관세 부과 이전에 수출을 미리 당겨온 효과가 상반기 실적에 반영됐다"며 "방산·화장품 등 일부 업종은 고평가 논란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준의 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맞물리면서 세계 증시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업종별 투자 전략으로 반도체, 금융, 인공지능(AI) 관련 정책 수혜주, 원전, 조선, K뷰티, 콘텐츠를 꼽았다. 반도체와 금융이 지지대를 제공하는 가운데, 한한령 해제 기대가 큰 K뷰티와 콘텐츠가 하반기 성장 스토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