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골든타임 10분 소화 시스템 개발

등록 2025.09.12 10:43:07 수정 2025.09.12 10:43:25
이성중 기자 sjlee@youthdaily.co.kr

'2025 배터리 쇼' 참가 지이브이알 도정국 대표

 

【 청년일보 】 "전기차 화재 발생시 신고 후 소방관이 오기까지는 보통 10분이 걸리는데 배터리 화재는 5분 안에 500~600도, 10분 뒤에는 1400도까지 치솟습니다. 이 정도 온도면 콘크리트도 녹아내릴 정도입니다 그래서 전기차 화재의 초기 진화가 중요합니다.“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배터리 쇼' 현장에서 만난 지이브이알 도정국 대표는 배터리 화재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지브이알은 전기차 배터리 화재를 초기 진압할 수 있는 혁신적인 소화 시스템을 개발한 스타트업 기업이다.

 

지이브이알은 본래 전기차 애프터 마켓(정비 및 수리 시장)을 목표로 설립된 회사였다. 도 대표는 "전기차는 고장 날 일이 거의 없어 배터리 수리에 초점을 맞췄지만, 배터리 수리 중 한 분이 사고로 돌아가시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를 계기로 배터리 전용 소화기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2년 전부터 배터리 화재 안전 장비 개발에 착수했다.

 

도 대표는 최근 아리셀 배데리 공장 화재 사고를 언급하며 배터리 화재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1천 200조 원, 중국이 4천조 원 규모의 배터리 수주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작 화재 안전에 대한 이야기는 외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이브이알이 개발한 시스템은 이 '골든타임 10분'을 지키기 위한 해법이다. 기존 소화기는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하기 어렵다는 것이 도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배터리 화재는 산소 차단만으로는 불이 꺼지지 않는다"며 "배터리 전용 소화액을 이용한 급속 냉각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이브이알의 시스템은 전기차 하부를 뚫어 90초 만에 소화액을 주입하고, 3~5분 안에 화재를 진정시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공동 시설에 한 층당 한 대만 설치해도 효과적으로 초기 진압이 가능하다. 전기 버스처럼 배터리가 상부에 있는 경우에도 상부를 타공해 소화액을 주입할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제작됐다.

 

지이브이알의 소화액은 리튬이온 화재에 특화된 전용 약재다. 도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리튬이온을 금속으로 착각해 모래를 덮는 등의 방법을 쓰지만 이는 효과가 없다"며 "K급 소화기(식용유 화재용)와 같이 화재를 덮어주는 동시에 급속 냉각을 통해 화재를 진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소화액은 유류 화재에 가까운 성질로, B급 화재용 소화약제에 가까운 성분을 활용해 개발됐다.

 

지이브이알은 현재 한국고등기술원, 포항 로봇연구원 등과 협력해 기술 검증 및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고등기술원 풍력팀과 협력해 풍력발전소 내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 진압 시스템을, 포항 로봇연구원과는 열추적 및 이동형 소화 시스템 기술 이전을 논의하고 있다.

 

지이브이알의 소화 시스템은 이미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되어 있다. 25L, 50L 용량의 제품과 전기 버스 전용 제품이 등록되어 있다.

 

도정국 대표는 "중국을 인구수로 이길 수는 없지만, 안전 분야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1천 200조 원의 배터리 수출국이지만, 안전은 등한시하고 있다"며 "안전이 뒷받침돼야만 중국을 비롯한 경쟁국과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이성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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