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938/art_17582733362267_31ffff.jpg)
【 청년일보 】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와 공급 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신고가 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용산구를 중심으로 한 고가 단지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강남3구에 집중되던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는 단순히 가격 상승을 넘어, '자산 양극화'라는 구조적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금 동원력이 충분한 수요층이 시장을 주도하면서, 정부 정책이 무력화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12일 용산구 신동아1차(84㎡)는 37억5천만원에 거래되며 180일 만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또한 초고층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과 한강조망권을 가진 한강맨션(88㎡)은 43억9천940만원에 거래되며 불과 35일 만에 최고가를 다시 썼다.
이촌동에 위치한 현대한강(84㎡) 역시 지난 7월 10일 21억9천만원에 거래되면서 20억원을 돌파했고, 불과 약 두 달 만인 지난 17일 다시 1억1천만원이 더 오르며 23억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KB부동산데이터허브의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상승 거래 데이터. [사진=청년일보]](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938/art_17583384423067_75641c.png)
이 외에도 성동구 한남하이츠(29억9천800만원), 서울숲더샵(21억원), 서울숲리버뷰자이(25억3천만원), 마포구 래미안웰스트림(27억9천500만원), 공덕자이(19억5천만원) 등이 역대 최고가로 거래됐다.
마찬가지로 강남구 디에이치자이개포, 송파구 리센츠 등 강남3구 주요 단지들도 최근 두 달동안 신고가를 연달아 경신하며 고가 시장의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의 핵심지역에 대한 수요 집중을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재건축 기대감과 한강 접근성 등 미래 가치가 확실하다고 여겨지는 단지로 자산이 몰리면서 가격이 단기간에 폭등하는 모양새다.
프롭테크리서치랩 김지연 책임연구원은 "대출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규제되면서 강남권 대신 마포·성동·용산 등으로 매수가 몰리고 있는 추세"라며 "정부가 135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9.7대책을 발표했지만 실제 공급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집값 안정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을 뿐 아니라, 집값 상승에 대한 학습 효과까지 더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파트 가격 지수 그래프. [사진=KB부동산데이터허브]](http://www.youthdaily.co.kr/data/photos/20250938/art_17582735722024_910f0b.png)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가 초고가 시장에는 사실상 통하지 않는 이유로 풍부한 시중 유동성과 확고한 매수 심리를 꼽는다.
6.26 대출제한 조치가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었지만, 현금을 충분히 보유한 자산가들은 대출 규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기보다는 오히려 ‘규제가 풀리면 더 오른다’는 학습효과에 따라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한다.
9.7 공급대책 역시 단기적인 가격 안정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는 평가다.
중장기적 공급 계획은 당장 시장에 매물 증가로 이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나중에 공급이 늘어도 핵심지는 희소하다'는 인식을 강화시키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똘똘한 한 채 선호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강벨트의 주요 상급지를 중심으로 대출 한도가 줄거나 실거주 의무 등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매수를 서두르려는 움직임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 오른 가격 아래로 거래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매수세와 가격 상승세는 추가 규제가 발표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