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대비 '난이도 UP'...수능 "상위권 변별력 확보 문제 출제"

등록 2025.11.13 19:35:41 수정 2025.11.13 19:38:47
안정훈 기자 johnnyahn@youthdaily.co.kr

"수험생들 작년 수능보다 다소 어렵다고 느꼈을 것"
고3 응시자 증가·의대 모집 인원 원점·'사탐런' 변수

 

【 청년일보 】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상위권을 대상으로 변별력 확보를 위한 문제가 출제되면서 지난해보다 조금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국어에서는 '독서'의 난도가 높았고 수학에서는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문항이 적절히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어는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4.5%에 그치며 어려웠던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됐다.

 

2026학년도 수능 출제위원장인 김창원 경인교육대학 교수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면서 "사교육에서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에게 유리한 문항을 배제했다"고 밝혔다.

 

수능 출제본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수능에서도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고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적정 난이도 문항을 냈다는 입장이다.

 

◇ "국어 '독서' 난도 높고 수학은 상위권 변별력 문항…영어 9월 모평 수준 어려워"

 

EBS현장교사단 총괄을 맡은 한양대사대부고 윤윤구 교사는 "2026학년도 수능의 전체 난도는 지난해 수능과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했으나 최상위권 변별을 위한 문항들이 전년도 수능에 비해서 다소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2025학년도 수능과 비교해서 다소 어렵다고 느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 교사는 "전반적으로는 전년도 난이도와 전체적으로 유사한데 최상위권과 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한 문제들이 조금 더 디테일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수능은 전 영역에서 킬러 문항을 배제하면서도 변별력을 고루 확보해 '물수능'도 '불수능'도 아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역별로 보면 EBS 국어 대표강사인 충남 덕산고 한병훈 교사는 "독서의 난도가 올라갔지만, 문학이나 선택과목의 난도는 낮아졌다"면서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9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평가 사이에서 지난해 수능에 약간 근접하고 유사한 난이도를 전체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BS 수학 대표강사인 인천 하늘고 심주석 교사는 "수학은 전체적으로 지난해 수능과 유사하지만,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문항도 적절히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BS 영어 대표강사인 대원외고 김예령 교사는 "영어는 내용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어려운 지문은 배제하면서도 선택지의 오답 매력도를 전반적으로 높여 변별력을 확보했다"며 "지난해 수능보다는 다소 어렵고 9월 모의평가와는 비슷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9월 모의평가에서 영어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은 4.50%로,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뀐 2018학년도 이래 본수능 기준으로 1등급 비율이 가장 낮았던 재작년(4.71%)을 밑돌았다.

 

입시업체들도 EBS 현장교사단과 마찬가지로 다소 어렵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종로학원은 "국어, 수학 모두 변별력 있게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며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난해 수준일 경우 상위권 변별력 확보까지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의대 모집인원이 올해 1천500여명 줄어들면서 상위권 반수생 유입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응시집단의 학력 수준 자체가 하락하면서 당초 예상을 웃도는 수준의 표준점수 최고점 상승 등이 나타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보여주는 점수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하고, 시험이 쉬우면 하락한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하면 시험이 어려웠다는 의미다.

 

국어와 수학이 킬러 문항 없이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조금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올해도 상위권에서는 변별력 있는 문항을 어떻게 풀었는지에 따라 성적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국어에서 열팽창과 관련된 여러 개념의 의미와 관계를 파악해야 하는 독서 12번이 수험생들에게 상당히 까다로웠을 문제로 꼽혔다.

 

수학에서는 공통과목 22번(수학Ⅰ)과 21번(수학Ⅱ), 확률과 통계 30번, 미적분 30번, 기하 30번 문항이 변별력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영어에서는 문장 삽입 문항인 39번과 빈칸 추론 문제인 34번이 까다로웠을 것으로 평가됐다.

 

◇ 입시업체 "고3 수험생 증가로 졸업생 불리 예상"

 

2026학년도 대입에서는 대학들의 모집 인원은 거의 변동이 없는데도 고3 응시자가 증가하고 의대 모집인원이 증원 전 규모로 되돌려진 것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55만4천174명으로 전년보다 3만1천504명(6.0%) 늘면서 2019학년도(59만4천924명) 이후 7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출산율이 높았던 '황금돼지띠'인 2007년생이 고3으로 수능을 보면서 재학생이 3만1천120명 증가한 37만1천897명(67.1%), 졸업생은 1천862명 줄어든 15만9천922명(28.9%)으로 각각 집계됐다.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의대 모집인원이 2026학년도에 전년도보다 1천487명 적은 3천123명으로 증원 전 규모로 되돌아가면서 최상위권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대 자연계 학과에서 수능 최저 과목 등으로 사회탐구를 인정하면서 이공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사탐런' 현상이 강해진 게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입시업체 유웨이는 "고3 수험생 증가와 의대 모집 인원 원점 회귀로 졸업생 지원자가 감소하면서 졸업생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기 쉽다"며 "고3 수험생이 많아서 정시에서 이들이 비중을 늘리면 졸업생이 들어올 자리가 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 청년일보=안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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