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지 않고 화재 막는다"...건설연, 노후 물류창고 ‘EPS 패널’ 보강 기술 개발

등록 2025.12.10 09:38:46 수정 2025.12.10 09:38:46
김재두 기자 suptrx@youthdaily.co.kr

건설연, 기존 외장재 철거 없이 내부 충전재 주입해 난연 성능 확보
실물 화재 실험서 최고온도 170도 낮춰 안전성 입증

 

【 청년일보 】 기존 물류센터의 외벽을 뜯어내지 않고도 화재 확산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화재에 취약하다고 알려진 스티로폼(EPS) 샌드위치패널 내부에 특수 보강재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노후 물류시설의 화재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은 기존 법적 기준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 기축 물류시설을 위한 ‘EPS 샌드위치패널의 화재확산방지 보강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샌드위치패널은 철판 사이에 단열재를 넣은 건축 자재로 시공이 간편해 물류창고나 공장에 널리 쓰인다.

 

하지만 심재로 사용되는 EPS(발포폴리스티렌)는 불에 매우 잘 타는 성질이 있어, 일단 불이 붙으면 급격히 확산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해왔다.

 

최근 정부가 관련 법령을 강화해 신축 건물에는 준불연 이상의 자재 사용을 의무화했으나, 법 개정 이전에 지어진 수많은 물류센터는 여전히 화재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건설연 화재안전본부 연구팀(팀장 채승언)이 내놓은 해법은 ‘교체’가 아닌 ‘보강’이다. 개발된 기술은 기존 샌드위치패널을 철거하지 않는다.

 

대신 EPS 심재 내부에 열을 가해 일부를 용융시킨 뒤, 그 공간에 불에 잘 타지 않는(준불연 이상) 성능을 가진 충전재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화재 안전성은 기존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건축물 마감재의 화재 성능을 평가하는 ‘KS F 8414’ 기준으로 실험한 결과, 보강 공법이 적용된 시험체는 15분간 가열해도 최고 온도가 429.4℃에 머물렀다.

 

이는 성능 합격 기준인 600℃보다 170.6℃나 낮은 수치다.

 

반면 일반 EPS 샌드위치패널로 구성된 기존 시험체는 가열 시작 약 7분 만에 기준 온도인 600℃를 초과했다.

 

연구팀은 이번 신공법이 비용과 공사 기간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실질적인 화재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선규 원장은 “이번 기술은 화재안전 기준 강화 이전에 건설된 물류시설의 실질적인 안전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현재는 가연성 EPS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지만, 향후 우레탄 등 유기질 단열재를 포함한 다양한 심재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국토교통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 중인 ‘물류시설 화재 안전성 및 위험도 관리 기술 개발(2022~2026)’ 과제의 일환으로 도출됐다.

 


【 청년일보=김재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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