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국내에 3억달러 투자…'생산·기술·브랜드' 삼각축으로 미래 전략 재확인

등록 2025.12.15 11:28:52 수정 2025.12.15 11:28:52
조성현 기자 j7001q0821@youthdaily.co.kr

흑자 전환 이후 첫 청사진 발표…한국GM, '지속 성장 국면' 공식 선언
연 50만대 생산·3억달러 투자…"한국, GM 글로벌 SUV 생산 핵심 축"
GMC·뷰익 합류로 4개 브랜드 완성…북미 제외 최초 '풀 라인업 시장'
청라 버추얼 엔지니어링 랩 개소…"韓, GM '미래 엔지니어링 허브'로"

 

【 청년일보 】 제너럴 모터스(GM) 한국사업장(한국GM)이 생산·기술·브랜드를 축으로 한 중장기 전략을 제시하며 한국 사업의 지속 가능성과 전략적 가치를 재차 강조했다. 지난 2018년 경영정상화 이후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GM 한국사업장은 대규모 투자와 멀티 브랜드 전략을 통해 글로벌 엔지니어링 허브이자 핵심 생산 거점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한국GM은 15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GM 청라 주행시험장에서 'GM 한국사업장 2026 비즈니스 전략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청라 주행시험장 내에 새롭게 구축된 '버추얼 엔지니어링 랩(Virtual Engineering Lab)'의 공식 개소를 기념하는 자리이자, 내년을 향한 GM 한국사업장의 비즈니스 방향성과 주요 이정표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 겸 CEO를 비롯해 구스타보 콜로시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 브라이언 맥머레이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국회 및 정부 관계자, GM 판매·서비스 네트워크, 협력사와 임직원 대표 등 내·외부 이해관계자들도 대거 자리를 함께했다.

 

◆ 2018년 정상화 이후 첫 '지속 성장' 선언

 

헥터 비자레알 사장은 기조 발표에서 "2024년 흑자 달성은 GM 한국사업장에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2018년 수립한 경영정상화 계획을 일관되게 이행한 결과,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GM 한국사업장은 지난해 한 해 동안 약 1조6천억원의 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글로벌 수요를 기반으로 한 국내 생산 확대, 비용 구조 개선, 엔지니어링 역량 강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GM은 2002년 이후 한국에서 누적 약 1천330만대의 차량을 생산했으며, 국내 시장 판매는 약 250만대에 달한다.

 

비자레알 사장은 "GM은 지난 20여 년간 한국 자동차 산업의 핵심 축으로 성장해 왔다"며 "앞으로도 디자인, 엔지니어링, 생산, 판매에 이르는 전 주기 역량을 한국에서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 포트폴리오 확대, 첨단 주행 기술 도입을 통해 한국 시장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 글로벌 수요 대응하는 한국 생산기지…최대 연 50만대 역량

 

GM 한국사업장의 또 다른 핵심 축은 '생산'이다. 한국 생산시설은 연간 최대 50만 대 규모의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글로벌 SUV 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적 거점으로 기능하고 있다.

 

대표 모델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미국 소형 SUV 시장에서 지난해 연간 판매 1위를 기록했으며, 올해 3분기에도 선두를 유지했다. 올해 10월 기준 미국 소형 SUV 시장에서 한국 생산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36.7%에 달하며, GM의 미국 전체 판매량 중 약 11.8%를 차지한다.

 

특히 트랙스 크로스오버 구매자 중 미국 소비자의 약 절반, 한국 소비자의 약 3분의 2가 GM 신규 고객으로 나타나 한국 생산 차량의 시장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GM은 한국 생산 기반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장기 투자도 병행한다. 오는 2028년 이후에도 생산을 지속하기 위한 제품 업그레이드에 약 3억달러(한화 약 4천400억원)를 투자해 글로벌 수요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 GMC·뷰익 도입…한국, 북미 제외 첫 '4브랜드 시장'

 

내수 시장에 대한 GM의 의지도 보다 명확해졌다. GM은 내년을 기점으로 GMC와 뷰익(Buick)을 한국 시장에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이에 따라 한국은 북미(미국·캐나다·멕시코)를 제외하고 GM의 4개 글로벌 브랜드(쉐보레·캐딜락·GMC·뷰익)가 모두 진출하는 첫 번째 시장이 된다.

 

구스타보 콜로시 부사장은 "멀티 브랜드 전략을 통해 한국 시장 내 제품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장할 것"이라며 "내년 GMC 3개 차종, 뷰익 1개 차종 등 총 4개 이상의 신차를 출시해 메인스트림 중형 SUV 시장까지 본격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판매·서비스 네트워크도 확대된다. 쉐보레 네트워크는 향후 뷰익 모델을 함께 판매하고, 캐딜락 네트워크는 GMC 모델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채널 효율성을 높인다. 내년 상반기에는 서울 송파 및 서부권, 부산 등 주요 지역에 신규 전시장이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고객 경험 측면에서는 슈퍼크루즈(Super Cruise)가 핵심이다. GM은 100억원 규모의 엔지니어링 투자를 통해 슈퍼크루즈를 한국에 도입했으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를 시작으로 적용 차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전국 380개 이상의 협력 서비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7년 연속 KSQI 서비스 품질 1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 'Road to Virtual'…한국, GM 미래 엔지니어링의 시험대

 

이번 행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청라 주행시험장 내 '버추얼 엔지니어링 랩'의 개소다.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는 이를 통해 '가상화 중심 전략(Road to Virtual)'을 본격화한다.

 

브라이언 맥머레이 사장은 "한국은 GM 내에서 미국 본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엔지니어링·디자인 센터를 보유한 국가"라며 "청라 주행시험장의 리노베이션은 가상–실물 통합 개발로 전환하는 핵심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버추얼 엔지니어링 랩은 기존에 분산돼 있던 전기 시스템 벤치, VR 워크-업 스테이션, 드라이버-인-더-루프 시뮬레이터 등 10여 개의 벤치 랩을 하나로 통합했다. 이를 통해 실차 없이도 하드웨어-인-더-루프(HIL) 기반 검증, 몰입형 가상 평가, 실제 운전자 피드백 연계가 가능해졌다.

 

가상 환경과 실제 주행시험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개발 정확도와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고, 실차 시험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GM은 이를 통해 한국을 미래형 엔지니어링 모델의 핵심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 "한국에 대한 GM의 약속은 변함없다"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에는 약 3천명의 엔지니어가 근무 중이며, 캐딜락 비스틱(VISTIQ) 등 다수의 글로벌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GM은 한국에서 약 1만2천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으며, 2023~2025년 사이 약 19조원 규모의 부품을 국내 협력사로부터 조달했다.

 

비자레알 사장은 "GM 한국사업장은 글로벌 성장 전략에서 핵심적인 생산·기술 거점"이라며 "한국에 대한 GM의 약속은 변함이 없고, 그 어느 때보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청라에서 열린 이번 컨퍼런스는 GM 한국사업장이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GM의 미래 전략을 시험하고 구현하는 핵심 무대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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