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원가 부담 '직격탄'…식품업계, 실적 부진 속 해외시장 "사활"

등록 2026.02.24 08:00:06 수정 2026.02.24 08:00:18
권하영 기자 gwon27@youthdaily.co.kr

CJ제일제당·롯데웰푸드·오뚜기 등 영업익 두 자릿수 '감소'
환율·원부자재·판촉비 부담 확대…식품사 비용 구조 '악화'
정부 생활 물가 관리 강화…식품업계, 가격 인상 여력 제한
"판가 인상 효과 제한적…국내 중심 기업 수익 부담 지속"
해외 비중 높은 오리온·삼양식품, 실적 차별화 추세 '뚜렷'
"중장기 실적 변수는 해외…글로벌 성과에 희비 갈릴 듯"

 

【 청년일보 】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지난해 소비 침체 장기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내수 부진 지속과 정부의 물가 관리 기조에 따른 부진 장기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해외 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기업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출 3조~4조원 이상 식품업체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한 기업은 CJ제일제당, 롯데웰푸드, 오뚜기, SPC삼립, 롯데칠성, 하이트진로, 대상 등으로 집계됐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매출(CJ대한통운 실적 제외) 17조7천54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천612억원으로 15.2% 줄었다.

 

롯데웰푸드는 연결 기준 매출이 4조2천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천95억원으로 같은 기간 30.3% 감소했다.

 

특히 4분기에는 10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회사 측은 카카오와 유제품 등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일회성 비용 부담을 주요 원인으로 설명했다.

 

오뚜기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3조6천745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천773억원으로 20.2% 줄었다. 회사는 환율 상승과 원·부자재 단가 인상에 따른 매출원가 부담 확대, 인건비 및 광고판촉비 증가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SPC삼립의 실적 둔화는 더욱 두드러졌다. 연결기준 SPC삼립의 작년 매출은 3조3천7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387억원으로 59.2% 급감했다.

 

롯데칠성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조9천7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천672억원으로 9.6% 줄었으며, 4분기에는 1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하이트진로 역시 주류 시장 소비 위축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은 2조4천9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천721억원으로 17.3% 줄었다.
 

대상의 연결 기준 매출은 4조4천16억원으로 3.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천706억원으로 3.6% 감소했다. 회사 측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담과 경기 둔화 영향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는 올해 전망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정부가 최근 불공정거래 점검팀을 구성해 생활물가 관리 강도를 높이겠다고 밝히면서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여력은 더욱 제한될 가능성이 커졌다.

 

불공정거래 점검팀은 품목별·제품별 가격 인상률과 시장집중도, 국민 생활 밀접도 등을 기준으로 점검 대상을 선정하고 국제 가격 대비 국내 가격 수준이나 원재료 가격 변동과의 괴리 여부 등을 함께 살펴볼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매출 의존도가 높은 식품사의 경우 당분간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영진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주요 식품사들은 원가 상승으로 전반적인 수익성이 저하되는 흐름을 보였다"며 "판매단가 인상에도 원가 부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 수익성 둔화의 핵심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비 심리 위축과 생활물가 부담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추가 판가 인상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국내 매출 비중이 높은 식품사들의 경우 저하된 수익성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실제로 오리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약 65% 수준이며, 삼양식품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구조를 바탕으로 실적도 차별화됐다.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조3천324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천582억원으로 2.7% 늘었다.
 

'불닭' 시리즈를 앞세운 삼양식품은 매출이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으며, 영업이익은 5천239억원으로 52.1% 급증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해외 사업 성과가 실적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송 연구원은 "해외 수요가 확인된 기업은 투자 확대를 통해 성장 여력이 높지만, 해외 비중이 낮은 기업은 해외 진출 확대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현지 식품과의 경쟁, 공급망 및 물류 안정화 기간 등의 요인들로 인해 해외 시장에서 일정 수준이상의 성과를 얻기까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 청년일보=권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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