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에 의존한 '영구채 연명치료'…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지원까지 '첩첩산중'

등록 2025.12.26 08:00:00 수정 2025.12.26 08:00:08
강필수 기자 pskang@youthdaily.co.kr

두 달 새 영구채 5천억원 발행… 운영자금·채무 상환 등 활용
대한항공 영구채 인수 도움 받으며 기존 채무 '돌려막기' 반복
에어부산 영구채 인수·에어서울 유상증자 등 자회사 지원 부담

 

【 청년일보 】 아시아나항공이 연말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긴급 자금 수혈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두 달 사이 5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영구채로 조달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보다는 '고금리 돌려막기'를 통한 시간 벌기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3일 2천억원 규모의 제108회 무보증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자본확충과 유동성 확보 등 재무건전성 확보를 목적으로 발행된 채권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발행한 3천억 원(제107회)을 포함하면 최근 두 달 사이 5천억원의 자본을 확보했다.

 

영구채는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된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부채비율은 2분기 827.2%에서 3분기 1천106.0%로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은 영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동시에 재무건전성도 확보할 수 있다.

 

문제는 이자비용이다. 통상 영구채는 발행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리가 상승하는 금리상향조정(스텝 업, Step up)조건 등 이자율 조정 조건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자비용 증가를 막기 위해 새로운 영구채로 기존 영구채를 상환하는 차환을 반복하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연결 자본변동표에 따르면 회사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액(1천749억원)과 상환액(1천741억원)이 거의 일치한다. 이는 새로운 투자 자본 유입이 아니라 기존 채무를 새 빚으로 갚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제107회 영구채 3천억원은 2023년 11월 발행한 제104회차 영구채 3천억원 상환에 사용됐다. 제104회차 영구채는 2020년 12월 발행된 3천억원 규모의 제98회차 영구채 상환에 사용됐다. 전형적인 차환 구조다.

 

주목할 점은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의 지원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제107회, 제104회, 제98회 영구채는 모두 대한항공이 사들였다. 이뿐 아니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리스 항공기 관련 채무에 대해 약 910억 원 규모의 지급보증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보호자 역할을 수행하며 재무적 영향을 받는 상황이다. 문아영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재무역량 측면에서 대한항공은 절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나 재무구조가 열위한 아시아나항공 인수 영향으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다소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 부담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 에어부산의 영구채 1천억원을 직접 인수하며 지원에 나섰다. '영구채 돌려막기'와 동시에 자회사의 재무 부담을 짊어진 것이다. 이 밖에도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달 에어서울이 유증하기로 한 주식 3600만주 전량을 현금 1800억원을 들여 취득했다.

 

이 같은 재무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은 기단 편성 확대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중 B747-400F 2대를 도입해 정시성을 제고했다"며 "증대된 공급력을 활용하여 영업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자상거래 호황 기반, Belly Cargo(여객기 내 화물칸을 이용한 화물 운송) 사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판매전략을 수립해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청년일보=강필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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