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산업 전망 - 중공업] 업황 부진 '칼바람' 속 업계 재편 '급물살'

등록 2026.01.05 08:00:02 수정 2026.01.05 08:17:18
강필수 기자 pskang@youthdaily.co.kr

'탄소 비용' 현실화한 철강업계, 불확실성 속 구조 변화
정유업계, 정제마진 회복… 석유화학 투자는 부담 가중
석유화학업계, 구조조정 본격화 전망… 효과는 미지수

 

2026년 산업계는 더 이상 막연한 낙관을 허락하지 않는 냉혹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인공지능(AI)이 산업 현장의 실질적인 생산성을 결정짓는 'AI 대전환'이 가속화하는 한편, 보호무역주의의 파고는 더욱 높고 거칠어졌다. 반도체와 방산, 조선업이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며 '슈퍼 사이클'의 초입에 진입한 반면, 철강·정유·석유화학 등 전통 중공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탄소 중립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 수요 정체를 넘어 재도약을 노리는 배터리 산업과 스마트 건설로의 전환기를 준비하는 건설업, 그리고 대형 통합 항공사의 출범을 앞둔 항공업까지 올해는 업종별 '격차'가 고착화되는 동시에, 누가 더 빠르게 체질을 개선하느냐에 따라 향후 10년의 패권이 결정되는 '결정적 시기'가 될 전망이다. 이에 본지는 반도체와 중공업, 통신과 재계 전반을 아우르는 주요 산업군의 2026년 기상도를 정밀 진단하고, 국내 기업들이 준비 중인 초격차 전략과 미래 먹거리 선점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트럼프발 '혹한기' 만난 K-배터리…새해 버팀목은 'ESS'

② 미국 향하는 K-조선, 군함·해외 생산성 '양대 승부수'

③ 업황 부진 '칼바람' 속 업계 재편 '급물살'

④ K-방산 수주 '훈풍'…'바이 유러피안' 경보

⑤ "짓기만 해선 죽는다"...초(超)저성장 속 '신수종' 발굴 총력

⑥ '통합 대한항공' 비상 vs '이중고 LCC' 분투

⑦ AI發 반도체 '슈퍼사이클' 본격화…삼성·SK, 6세대 HBM "진검승부"

⑧ 재계, 도약 위한 변화 '정조준'…AI 대격변기 본막 오른다

⑨ 지난해 악재는 액땜…통신3사 올해 수익성 확대 기대감

 

【 청년일보 】 올해 대한민국 중화학 공업의 두 축인 철강과 에너지(정유·석유화학) 산업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관세 장벽이라는 거대한 시련을 마주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를 두 산업 재편의 원년으로 내다보고 있다.

 

◆ 국내 건설경기 침체, 해외 관세 장벽 등 철강업계 불확실성 지속

 

6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한 해 철강업계는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철강재 수요의 40% 수준을 차지하는 건설업종에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건설투자 부진, 미국의 관세 부과로 커진 통상 불확실성 등이 글로벌 철강 수요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국내 철강 소비는 건설경기 침체와 미국 관세 여파에 따른 제조업 경기 위축 등으로 부진한 흐름이 지속할 것"이라며 "미국, 유럽 등 주요 철강 교역국들의 무역장벽 강화로 인한 수출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정부의 통제 의지에도, 단기간 유의미한 공급 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부터 전면 시행되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탄소 배출이 환경 문제에서 실제 재무적 부담으로 바뀌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탄소 인증서 구매 비용이 현실화하며 국내 철강사들의 수익성 회복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송동환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올해 EU의 CBAM 전면 시행에 따른 인증서 구매 의무 부과가 개시되어 탄소 배출량 감축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탈탄소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단기적인 수익성 부담, 장기적으로는 사업 기반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향후 주요 철강사들의 신사업 및 탄소 저감 관련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업계 전반의 투자 부담 확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 K-스틸법 시행, 국내 설비 조정과 해외 확장 등 산업 재편 돌입

 

이러한 위기 속에서 지난해 11월 제정된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 법은 기업결합 심사 기간 단축, 저탄소 기술 조세 감면, 자율적 감산 협의 허용 등 특례를 담고 있다. 주요 철강사는 선제적으로 저수익·비효율 설비를 축소하는 한편 해외 공정 투자 등을 통한 체질 전환을 전개 중이다.

 

정 수석연구원은 "산업 재편 과정에서 구조조정 비용 및 투자·개발 부담의 감내가 불가피하다"며 "제품 고도화 전환 및 해외 투자 성과 확인에는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원 정책의 실효성 확보 및 현실화 노력과 더불어 산업계의 적극적, 자발적 참여가 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정유: 정제마진 회복에도 비정유 부문 투자 부담 가중

 

정유업계는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의 점진적 성장과 정제설비 순증설 부담 축소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수급 및 실적이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 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 석유화학 부진 등으로 정유사들의 영업실적이 부진할 수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정유 부문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가시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본업의 회복세에도 신사업으로 추진하던 석유화학 등 비정유 부문의 대규모 투자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문호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정유 및 윤활유 부문의 영업 창출 현금을 바탕으로 재무 부담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정유 부문의 영업실적 회복 수준과 비정유 부문 관련 재무 부담 통제 여부 등이 신용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석유화학: 재무 리스크 경감 여부가 업체 미래 좌우

 

석유화학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저성장 기조 속에 지난해 유례없는 침체기를 경험했다. 이에 올해는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충남 대산 석유화학 단지 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NCC(나프타 분해 설비) 통합 운영 계획은 국내 석유화학 산업 구조 재편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석유화학업계가 중·단기적으로 공급 과잉 국면에 따른 부진한 업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연구위원은 "중국발 증설 부담이 지속하고 있어 유의미한 수급 개선 가능 시점은 2028년 이후로 예상한다"며 "본격화될 사업 재편, 구조조정 등을 통한 재무 리스크 경감 정도에 따라 업체별 신용도 하향 압력 완화 수준의 차별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최근 주요 석유화학사들은 투자계획을 취소 또는 이연하거나 비핵심사업부를 매각하는 등 자금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부진한 사업실적으로 인해 운전자본, 확대된 이자비용 등을 자체 영업 창출 현금흐름으로 대응하지 못하며 재무 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 청년일보=강필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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