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지난해 상반기 중국의 수출통제 관련 벌금 등 행정 처분이 전년 대비 7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전략광물에 이어 올해 초 은을 수출 허가 관리 대상에 편입시키는 등 통제 대상 광물·자원을 확대하고 있어 이에 대한 국내 기업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무역안보관리원이 발간한 '중국 수출통제 메커니즘 현황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중국의 각급 해관(한국의 세관)이 공개한 수출통제 관련 행정 처분 결정은 총 7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상반기 위반 사례 46건과 비교하면 71.7% 증가한 수치다. 중국 정부는 정확한 수출통제 관련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번 분석은 2차 자료를 통해 수집한 정보들을 취합한 것이다.
중국은 지난 2020년 수출통제법 제정을 기점으로, 2024년 이중용도 품목 수출통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수출통제 품목 체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 무역 제재를 강화하자 중국도 이에 맞서 지난해 4월 희토류 5종의 대미 수출을 통제한 데 이어 작년 10월 사마륨, 디스프로슘 등 희토류를 추가로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하는 등 관련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여기에 해외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 자국 희토류가 0.1%라도 포함된 경우 수출 허가제를 도입할 방침이었으나 작년 10월 경주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이를 1년 유예하기로 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 우려는 덜었다.
작년 상반기 수출통제 행정 처분을 항목별로 보면 '이중용도 물자'(민간용으로도 군용으로도 쓸 수 있는 물자) 관련 사건이 52건으로 전체의 65.8%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군수품 관련 사건 27.8%(12건), 기타 수출입 제한·금지 물품 사건 6.3%(5건) 등이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이중용도 물자 관련 사건은 73%, 군수품 사건은 120%, 기타 사건은 67%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수출통제 위반 사례 중에서는 흑연 및 관련 제품이 상반기 전체 사례 중 29%로 가장 많았으며 드론, 기타 통제 화학물질 등의 수출통제 위반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새로 수출통제 조치가 발표·추가된 핵심광물 및 희소금속과 영구자석 소재도 각각 전체 적발 사례 중 7%, 6%를 차지하며 짧은 단속 기간에도 실제 사례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 같은 추세는 작년 5월 이후 추진되고 있는 중국의 핵심광물 밀수 수출 특별 단속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배터리 수출 과정에서 염화티오닐 관련 품목 사건도 현저히 증가하고 있어 관련 기업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중국 정부가 적발한 수출통제 위반 유형은 허가증 미제출과 상품 허위 신고 및 허가증 미제출이 가장 많았다. 특히 수출 기업이 해당 성분명을 기재하면서 함량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것을 은폐 행위로 문제 삼고, 비스무트, 안티모니 등의 물류·통관 대리인에게도 화물의 성격을 확인할 의무를 적용한 사례가 확인되는 등 중국 당국이 비교적 꼼꼼히 수출통제 실무를 집행·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수출통제 위반에 대한 처벌도 강화되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는 2024년 약 90%에 달하는 위반 사례에 대해 감경 또는 경감 처분을 적용했다. 단 한 건의 사례에도 가중 처벌을 적용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에는 고액 벌금 부과 사례가 증가하고, 벌금 부과 수준을 크게 높이는 등 처벌을 한층 강화했다. 지난해 상반기 '위반 가액 대비 과태료율'은 평균 106%로, 전년 동기(25%)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분기별로 보면 1분기에 평균 44%이던 과태료율이 2분기 178%로 크게 올라 눈에 띄었다.
중국은 새해 들어서도 은을 수출 허가증 관리 대상 목록에 포함하는 등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은은 귀금속이면서 전자기 회로, 배터리, 태양광 패널, 의료기기 등에 널리 쓰이는 산업재다. 중국은 세계 최대 은 생산국 중 하나이며 은 매장량도 세계 최대 수준이다.
다만 중국의 이번 조치는 수출통제법에 따른 이중용도 수출통제가 아닌 대외무역법에 따른 수출관리 조치로 크게 우려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산업통상부의 설명이다. 아울러 한국은 은에 대한 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지 않고, 은을 직접 생산·수출하는 국가여서 이번 조치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의 수출통제 범위가 확대되고 조치가 강화되는 추세 속에 공급망 우려에 상시 대응하기 위한 대중 소통·협의 채널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고서는 "중국의 수출통제는 핵심 광물과 범용 기술의 지배력을 기반으로 상대국의 정책을 사전에 차단하는 선제적 억제 수단이자 상시적 정밀 타격 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런 중국의 수출통제는 글로벌 공급망의 탈중국을 가속하는 역효과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중국으로서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청년일보=신영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