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 적법성 여부에 대한 판결을 예고됐던 9일(현지시간) 내놓지 않으면서 관세 정책의 향방이 다시 한 번 불확실성 국면에 들어섰다.
대법원은 이날 주요 사건 판결을 발표할 수 있다고 사전 예고해 관세 사건 선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실제로는 관세와 무관한 형사 사건 1건에 대해서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최종 판단은 연기됐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관세 사건에 대한 선고를 하지 않았으며, 법원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4일 주요 사건 결정을 발표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다만, 어떤 사건이 다뤄질지는 사전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대법원의 관례로, 관세 판결이 해당 일정에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 적자를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이를 이유로 각국에 관세를 부과해왔다.
이에 민주당 소속 주지사가 이끄는 12개 주와 중소기업들은 해당 조치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위법 행위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앞선 1·2심 재판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의회의 권한을 침해했다며 위법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연방대법원은 현재 보수 성향 대법관이 6명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어, 그간 주요 정치·정책 사안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려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지난해 11월 열린 관세 소송 첫 구두변론에서 일부 보수 성향 대법관들조차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권한 행사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면서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이 미국의 국가 이익과 안보를 지키기 위한 핵심 수단이라며, 대법원이 이를 제한할 경우 미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만약 대법원이 행정부의 관세 부과 권한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정부는 대규모 관세 환급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패소 가능성에 대비한 '플랜B'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대법원이 IEEPA에 근거한 관세에 제동을 걸더라도 다른 법률을 활용해 관세 정책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해싯 위원장은 전날 밤 핵심 참모들이 모두 참여한 전화 회의에서 불리한 판결이 나올 경우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하며 "다른 나라들과의 합의를 재구성할 수 있는 다양한 법적 권한이 있으며, 필요하다면 즉시 실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자동차·철강 등 특정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경우 기존처럼 전방위적이고 제한 없는 관세 정책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싯 위원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러한 비상 계획 수립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