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독자 AI 선정 결과 발표 임박해 돌연 룰 변경

등록 2026.01.15 17:49:51 수정 2026.01.15 18:18:36
신영욱 기자 sia01@youthdaily.co.kr

4팀 예정이던 1차 평가서 돌연 3곳 선정
패자부활전 제도 갑작스럽게 도입
네이버클라우드 "재도전 안 한다"

 

【 청년일보 】 국가대표 인공지능(AI) 모델을 뽑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의 1차 선정 결과가 AI 업계에 충격을 줬다. 국내 대표 빅테크인 네이버가 탈락한 것도 있지만,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 정부 기준이 급변한 점도 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차 평가에서 5개 정예팀 중 4곳을 뽑겠다는 당초 계획을 바꿔 업스테이지, SK텔레콤, LG AI연구원 3곳을 15일 선정했다.

 

탈락팀은 1개 팀이 아닌 네이버클라우드, NC AI 두 곳이 됐다. 선정 및 탈락 팀 개수는 물론 '게임의 법칙'까지 바꿨다.

 

5개 정예팀에서 시작해 그래픽처리장치(GPU)·데이터·인재를 적극 지원한 뒤 6개월마다 실력을 가려 한 팀씩 탈락시키고 최종 2개 팀을 남기겠다는 전략에서 별안간 '패자부활전'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통해 모든 참여 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도약할 기회를 주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며 이번 1차 평가에서 탈락한 네이버클라우드, NC AI 컨소시엄에 다시 기회를 준다고 밝혔다.

 

아울러 5대 정예팀 선정 당시에 탈락한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카카오, KT, 코난테크놀로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컨소시엄도 기회를 다시 얻게 됐다. 추가로 선정되는 1개 정예팀에도 이날 1차 평가를 통과한 3개 컨소시엄과 마찬가지로 컴퓨팅·데이터 지원, 'K-AI 기업' 명칭 사용 등이 보장된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생태계 안에서 경쟁하는 모든 기업이 자극을 통해서 성장하도록 하는 취지에서 2차 평가 시 1차 평가 결과는 전혀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새롭게 출발하도록 할 것"이라며 "용어도 '재도전' 등으로 긍정적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독자 AI 모델 사업을 지켜보는 AI 업계의 많은 참여자가 정부의 이번 규칙 변경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당초 1팀 탈락에서 2팀 탈락으로 변경하고 재도전 기회를 주는 것이 중국 큐웬 모델의 인코더와 가중치를 갖다 쓴 점이 문제가 돼 탈락한 네이버 '감싸기'에서 나온 '고육지책'이 아니냐는 의심까지 제기된다.

 

AI 업계에서는 과기정통부의 이번 결정이 첫 탈락자가 나온 뒤 재도전을 허용하며 공정성 상실 논란이 거세게 일었던 예능 경연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논란을 상기시킨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2011년 가수 김건모가 나가수 최초 하차 대상으로 결정됐을 때 출연진 반발에 애초 경쟁 규칙에 없던 재도전 기회를 받으면서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고 결국 주요 제작진 교체로 귀결됐다.

 

과기정통부 역시 갑작스러운 룰 변경에서 비롯될 혼란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선정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재도전 참여 대상 기업들이 참여 의사가 실제 있는지 수요 조사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기업이 참여를 원치 않을 경우 '반쪽' 재도전의 장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실제로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이날 정부 발표 직후 과기부가 제안한 재도전 경연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또 다른 탈락팀 NC AI 관계자는 "패자부활전에 참여할지 말지 아직 입장을 따로 낼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류 차관은 "2단계 평가에 참여할 새로운 기업을 공모하는 과정은 최초 프로젝트 설계 내용을 참조해 최대한 빨리 행정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혼란이 번지는 것을 최소화하겠다 강조했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정책실장은 "(1차 선정 기업을) 4개로 가려고 했는데 3개가 되고 1개가 공석이 됐기 때문에 이쪽 부분에 조금 더 신경을 쓰면서 프로젝트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영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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