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동전주’ 상장폐지 검토...자본시장 구조조정 신호탄

등록 2026.02.08 08:37:40 수정 2026.02.08 08:37:49
김두환 기자 kdh7777@youthdaily.co.kr

주가 1천원 미만 종목 상장폐지 요건 포함 검토
시장 신뢰 제고 취지 속 투자자 보호·기준 정교화 과제로

 

청년일보 】 금융당국이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기조에 맞춰 주가 1천원 미만의 이른바 ‘동전주’를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본시장 신뢰를 저해하는 부실 종목을 정리해 시장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상장사 퇴출과 재편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동전주는 170개로, 전체 1천822개 종목의 약 10%를 차지했다. 올해 초(1월 2일) 178개에서 소폭 줄었지만, 2024년 초 123개와 비교하면 2년여 만에 38.2%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878.93에서 1,080.77까지 상승했지만 동전주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코스닥지수가 최근 2년간 최저치인 627.01을 기록했던 지난해 12월 9일에는 동전주가 219개에 달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지난 6일 기준 56개 종목이 동전주로 분류된다.

 

이처럼 주가가 1천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종목은 변동성이 크고 상장폐지 위험이 높은 데다, 작전 세력 개입이나 우회상장 등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국내 상장폐지는 시가총액, 매출액 등 재무 요건을 중심으로 결정되며 주가 수준은 직접적인 기준에 포함돼 있지 않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동전주를 상장폐지 요건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미국 나스닥에서는 주가 1달러 미만의 ‘페니스톡’도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며 “썩은 상품과 가짜 상품을 과감히 정리해 빈자리에 혁신적인 기업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책 추진에는 대통령의 문제의식도 반영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백화점(증권거래소)에서 상품 정리부터 확실히 하고, 좋은 신상품을 신속히 도입해 고객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 나스닥의 경우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달러 미만이면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한다. 이후 180일의 개선 기간 동안 10거래일 연속 1달러를 웃돌면 상장을 유지할 수 있지만, 회복에 실패하면 상장폐지가 결정된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국내 시장 여건에 맞는 제도 설계를 검토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동전주 상장폐지와 관련한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를 논의 중”이라며 “제도 정비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동전주 퇴출이라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부실 종목’을 선별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정교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건전한 주식시장을 위해 동전주나 부실기업을 신속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주가가 기업의 자산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자산가치 등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장폐지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보완책 마련도 과제로 꼽힌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K-OTC 등 비상장 주식 유통시장의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면 상장폐지 종목의 거래가 보다 원활해질 수 있다”며 “이후 매출이나 실적이 개선될 경우 재도약할 수 있도록 제도적 출구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김두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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